[단독] 정유라, 경찰 대면조사 앞두고 덴마크 변호인 접견
입력: 2017.01.13 06:34 / 수정: 2017.01.13 10:45
덴마크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금 중인 정유라의 변호인 페터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12일 오후 올보르 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올보르(덴마크)=배정한 기자
덴마크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금 중인 정유라의 변호인 페터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12일 오후 올보르 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올보르(덴마크)=배정한 기자

[더팩트 ㅣ 올보르(덴마크)=이철영·배정한 기자] 국내 자진 귀국 의사를 번복하며 덴마크 북부 올보르 시내 인근 구치소에 구금된 정유라(21) 씨가 12일(현지 시각) 자신의 새로운 변호인과 만났다. 정 씨가 강제 송환 결정을 앞두고 적극적인 대비에 나선 것이다.

덴마크 검찰은 이르면 12일이나 13일 정 씨를 올보르 경찰을 통해 대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 씨의 변호인 페터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이날 오후 구금소에서 나오는 모습이 <더팩트> 취재진에 의해 확인됐다. 정 씨가 경찰의 대면조사를 앞두고 변호인을 통해 사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경찰 대면조사를 앞두고 있는 정 씨를 올보르 구금소에서 만난 후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경찰 대면조사를 앞두고 있는 정 씨를 올보르 구금소에서 만난 후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정 씨의 변호인 블링켄베르는 이날 오후 1시께 구금소를 나왔다. 마침 구금소에는 국내 취재진이 없었다. 취재진 역시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돌아온 사이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구금소에서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검찰 출신의 경제 범죄 전문 변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구금소를 나와 국내 취재진을 의식한 듯 주위를 살핀 후 택시를 타고 올보르 공항으로 이동했다. 정 씨의 변호인이 경찰 대면조사를 앞두고 구금소를 찾은 것이 확인되면서, 정 씨가 국내 송환 문제를 법정 공방으로 이어갈 가능성은 더욱더 짙어졌다.

정 씨는 변호인을 통해 강제 송환의 부당함 등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켄베르 변호사의 역할도 정 씨의 강제 송환을 막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WSJ(월스트리트저널)에 "정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내 임무는 정 씨의 한국 추방을 막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 씨의 덴마크 변호인 블링켄베르 변호사.
정 씨의 덴마크 변호인 블링켄베르 변호사.

정 씨의 애초 변호인은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아닌 얀 슈나이더 변호사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얀 슈나이더는 블링켄베르 변호사를 대신해 올보르에서 정 씨의 구금 결정 과정에서만 역할을 대신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부터 정 씨의 변호인은 블링켄베르 변호사였다는 것이다.

정 씨가 블링켄베르 변호사를 선임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것은 블링켄베르 변호사의 이력으로 볼 때 정 씨가 '돈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2001~2009년 덴마크 중앙 검찰에 있으면서 경제 범죄 부서의 책임자를 맡은 경력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그는 2009년 검찰을 나와 형사 전문 소형 로펌을 차렸으며, 검찰 경력을 살려 '경제 범죄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블링켄베르가 대표로 있는 로펌의 홈페이지는 그를 '횡령, 배임, 탈세, 자금 세탁, 외환, 부패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 씨의 변호인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이날 오후 구금된 정 씨를 만난 후 올보르 공항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고 있다.
정 씨의 변호인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이날 오후 구금된 정 씨를 만난 후 올보르 공항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고 있다.

현재 정 씨는 이화여대 입학 문제는 물론 삼성으로부터 수백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정 씨에 대해 외화불법 유출, 돈세탁, 삼성의 제3자 뇌물 수수, 대학 부정입학 및 학점 특혜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여권을 무효화했다. 덴마크 경찰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에 따라 덴마크 검찰이 정 씨의 말 구매 자금 출처와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왔던 정황 등을 조사할 경우 강제 송환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정 씨는 이를 고려해 경제 범죄 전문인 블링켄베르 변호사를 통해 자금 출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검찰은 현재 지난 9일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은 덴마크 외교부와의 사전 협의를 기반으로 코펜하겐 검찰청에 범죄인인도 청구 요청서 실물을 직접 전달했다. 덴마크 검찰은 이른 시일 안에 정 씨의 강제송환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덴마크 검찰은 만약 정 씨의 구금 기간인 이달 30일까지 송환 문제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구금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정 씨가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장기전 태세에 들어가면서 그의 송환이 언제쯤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cuba20@tf.co.kr
han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