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친척이 대수?'…최순실·장시호, 폭로전 번지나
입력: 2017.01.12 05:00 / 수정: 2017.01.12 07:46
국정농단 사태 주범인 최순실(왼쪽) 씨와 조카 장시호 씨가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정농단 사태 주범인 최순실(왼쪽) 씨와 조카 장시호 씨가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와 장시호(38·이상 구속기소) 씨가 갈라선 모양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분열하면서 향후 폭로전도 예상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10일 최 씨가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제2의 태블릿PC를 증거로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최 씨의 부탁으로 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태블릿PC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11일 실물을 공개했는데, 공교롭게도 해당 태블릿PC는 삼성이 만든 '갤럭시탭'으로 확인됐다.

이 태블릿PC에는 최 씨가 독일 코레스포츠 회사 설립과 관련한 내용과 그의 딸 정유라 씨와 장 씨가 삼성의 지원금 수수와 관련한 이메일 등이 담겨있다는 게 특검팀의 설명이다.

장 씨는 지난달 7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에서 최 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을 뒤집고 '결정적 증거'를 검찰에 제출한 것이다.

장 씨가 태블릿PC를 특검에 왜 제출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 씨가 여러 혐의에 대해 속칭 '독박'을 쓸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최 씨와 선을 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형사를 전문으로 하는 한 법조인은 "범죄의 사회적 파급력과 정신적 압박은 비례하다. 때문에 장 씨가 심리적·정신적으로 받는 압박은 극도의 불안을 동반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심적 부담을 덞과 동시에 최 씨와 거리를 둬 흐름과 책임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형사사건에서 피의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자백은 웬만한 증거 못지않다"면서 "물론 허위로 자백하는 유형도 있지만, 이번 사안은 워낙 중대해 뒷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장 씨가 검찰에 협조한 소식을 들은 최 씨는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최 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장 씨가 검찰에 협조한 소식을 들은 최 씨는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최 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장 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꼴인 최 씨는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최 씨는 10일 변호인을 접견한 자리에서 장 씨가 자발적으로 태블릿PC를 검찰에 넘겼다는 소식을 듣고 "이게 또 어디서 이런 걸 만들어 와서 나한테 덤터기를 씌우려 하냐"며 "뒤에서 온갖 짓을 다 한다"고 격분했다.

최 씨와 장 씨, 두 사람 간의 신뢰가 서로 깨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나아가 배신과 원망의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로 자신의 혐의에 대해선 적극 방어하겠지만, 상대의 의혹에 관련해선 입을 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국정농단을 입증할만한 자료가 다수 담겨 있는 태블릿PC를 특검팀이 쥐고 있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과 최 씨의 지원금 거래 정황을 포착한 특검팀은 11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최 씨는 국정 운영에 개입하고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 등)로, 장 씨는 최 씨와 김종(55·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함께 삼성그룹을 압박해 자신이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2800만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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