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12일 귀국' 반기문, 정치권 '동상이몽' 새판짜기
입력: 2017.01.05 05:00 / 수정: 2017.01.05 07:3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12일로 귀국 일정을 앞당기면서, 각 정당에서 반 전 총장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효균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12일로 귀국 일정을 앞당기면서, 각 정당에서 반 전 총장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효균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12일로 귀국 일정을 앞당기면서 대선 출마 준비가 본격화된 가운데, 반 전 총장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대선의 해'인 만큼 결국 각 당의 대권 주자 '인물이 누구냐'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점에서 유력 대권 주자인 반 전 총장의 귀국은 정계개편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어느 당과 손을 잡을까. 현재 새누리당·국민의당·개혁보수신당(가칭) 등은 반 전 총장의 영입을 공언하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이 귀국하면 '2차 탈당'이 대거 이뤄질 전망이다. 비박계 중심의 1차 탈당과 달리 2차 탈당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의원들이 반 전 총장의 세 결집을 위해 탈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누리당 내 충청 지역 의원은 탈당 후 개혁보수신당으로 간 홍문표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10명이다.

경대수·박덕흠·이종배·정진석(위 사진)·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한 후 그의 거취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혁보수신당(가칭·아래 사진)은 반 전 총장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배정한 기자
경대수·박덕흠·이종배·정진석(위 사진)·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한 후 그의 거취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혁보수신당(가칭·아래 사진)은 반 전 총장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배정한 기자

경대수·박덕흠·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반 전 총장과 면담하고 "반 전 총장과 정치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정진석·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등도 반 전 총장의 거취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개혁보수신당은 반 전 총장의 귀국이 다가오자 매일같이 러브콜을 보내며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병국 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은 3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정당을 만들 시간이 없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모실 것"이라고 개혁보수신당으로의 합류를 적극적으로 권했다.

정 위원장은 "반 전 총장께서 이번 선거전에서 의미 있는 싸움을 하시려고 하면, 정말 반 전 총장께서 지향하시는 정치철학과 가치는 무엇이고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정당이 어디인가? 그것을 고려하셔야 한다"고 밝혔다.

개혁보수신당의 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도 지난달 25일 동구 을 당원협의회 사무소에서 반 전 총장의 개혁보수신당 합류와 관련해 "반 총장이 귀국하면 꼭 모시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과 함께 공정한 경선 과정을 거쳐 좋은 후보를 내서 (신당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며 영입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의당(위 사진)과 손학규(아래 사진) 전 민주당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러브콜을 보냈다./이새롬, 배정한 기자
국민의당(위 사진)과 손학규(아래 사진) 전 민주당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러브콜을 보냈다./이새롬, 배정한 기자

국민의당은 일찌감치 반 전 총장의 합류에 환영 의사를 표했다. 지난달 21일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히자 "우리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박지원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측근과 접촉했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강한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반 총장 측 의외의 인물이 '반 총장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론 가지 않는다. 국민의당에 대해서 굉장한 흥미, 매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제 입장을 물었다"면서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과 '강한 경선'을 해서 국민에게 후보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상당히 좋은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개헌을 명분으로 '국민주권개혁회의' 발족을 준비하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3일 라디오에 출연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로운 나라의 개혁을 위해 일을 하겠다고 하면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제의 적폐를 청산하는 개혁세력이라면 민주당이건 국민의당이건 가릴 것 없이 문호가 개방돼 있다"면서 민주당 내 친문재인계를 제외한 비주류와 국민의당, 손 전 대표 등 나머지 세력들이 제3 지대에서 연대하는 '빅텐트론'에 대해서도 "충분히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오는 12일 오전 3시(현지시각 11일 오후 1시) 뉴욕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에 몸을 싣고, 12일 오후 5시 30분에 귀국한다./이새롬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오는 12일 오전 3시(현지시각 11일 오후 1시) 뉴욕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에 몸을 싣고, 12일 오후 5시 30분에 귀국한다./이새롬 기자

그러나 정계개편 카드를 쥔 반 전 총장의 반응은 '아리송'하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연말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초당적 협력' '정치적 대통합'을 언급했다. 또 지난 30일(현지시각)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나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3 지대 합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렇지만 반 전 총장의 45년 지기이자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인 임덕규 전 의원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이 자신과 통화에서 신당 창당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밝혔다. 즉, 반 전 총장 자신이 어느 당에 얹혀가기보다 주도권을 가지고 '독자 세력'을 구축한다는 데도 무게가 실린다.

한편 반 전 총장은 4일 뉴욕의 유엔 사무총장 공관을 떠나 애팔래치아 산장에 갔으며, 이곳에서 휴식하고 국내 행보를 구상할 예정이다. 그는 오는 12일 오전 3시(현지시각 11일 오후 1시) 뉴욕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에 몸을 싣고, 12일 오후 5시 30분에 귀국한다. 국내에선 외교관 출신 측근 인사들 외에도 충청권과 친이계 인사들이 지원에 나서는 등 정치권 인사 중심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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