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주승용 선택 국민의당, '안철수당'에서 '호남당'으로
입력: 2016.12.30 05:00 / 수정: 2016.12.30 05:00

29일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주승용(64·4선·전남 여수을) 의원과 조배숙(60·4선·전북 익산) 의원이 당선됐다. 이야기를 나누는 조배숙 신임 정책위의장·주승용 신임 원내대표·정동영 의원·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박지원 전 원내대표·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배정한 기자
29일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주승용(64·4선·전남 여수을) 의원과 조배숙(60·4선·전북 익산) 의원이 당선됐다. 이야기를 나누는 조배숙 신임 정책위의장·주승용 신임 원내대표·정동영 의원·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박지원 전 원내대표·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배정한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국민의당은 '수도권 안철수계'보다 '호남 다선'을 택했다. '호남당' 이미지가 굳혀질 것이란 우려에도 호남 출신의 경륜 있는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주승용(64·4선·전남 여수을) 의원과 조배숙(60·4선·전북 익산) 의원이 당선됐다.

'기호 2번'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성식(59·재선·서울 관악갑) 의원, 권은희(42·재선·광주 광산) 의원은 '수도권+호남 통합 혁신 콤비'로 도전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측면 지원과 안철수계 초선 의원들의 지지에도 '호남·4선 경륜'을 따라잡지 못했다.

당초 국민의당 내부에선 '호남파 vs 안철수계'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이번 경선은 '초박빙'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23명 대 12명'로, 주 원내대표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했다.

주 의원은 특히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역을 호남에 둔 22명의 의원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캐스팅보트로 알려졌던 호남 초선 의원들도 주 의원에게 몰표를 던진 셈이다.

주승용(왼쪽) 신임 원내대표와 조배숙 신임 정책위의장이 당선 후 꽃다발을 들어 올리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주승용(왼쪽) 신임 원내대표와 조배숙 신임 정책위의장이 당선 후 꽃다발을 들어 올리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유력 당 대표 후보가 박지원 전 원내대표,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출신인 만큼 '주승용-조배숙' 러닝메이트 당선되면 '호남당' 이미지를 벗기 힘들 것이란 분석을 뒤집은 것이다.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가 주창했던 '전국수권정당화'를 기치로 건 김 의원보다, 주 의원을 택한 데는 '호남 강화론'이 먹혀들었단 해석이다. 총선 이후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호남을 중심으로 다시 초록 바람을 불러일으켜 대선에서 또 한 번 기회를 모색해보겠단 심산이다.

또 '안철수-박지원 사당화'에 대한 반발심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어, 캐스팅보트이자 부동층에 있던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야권통합론 및 후보 단일화에 단호히 선을 긋는 안 전 대표와 달리 다가오는 대선에서 다양한 연대에 주안점을 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후보 연설 및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대선 승리 위해선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감히 제가 그 적임자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제3 지대 등에 당의 문호를 활짝 열어둔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친박 친문을 제외한 모든 정치 세력들과 협상하고 대화 테이블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 제3 지대에 있어서의 분열은 우리에게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승용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호남당 이미지가 굳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남의 이미지를 제가 덧씌웠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딜레마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배정한 기자
주승용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호남당 이미지'가 굳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남의 이미지를 제가 덧씌웠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딜레마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배정한 기자

호남 색채를 희석하고 전국정당을 기치로 조기 대선에 임하고자 했던 안 전 대표에게 '빨간불'이 켜졌다. 대선 전략마저 주 원내대표와 '엇박자'를 보이면서다. 또 '안철수 사당화' 논란을 들어 안철수계와 각을 세우던 호남파가 힘을 얻으면서, 안 전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와 대권가도에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경선에 대해 "대선 가도를 볼 때 당 대표 전당대회 보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봤다. 주 원내대표 측이 캐스팅보트였던 5~6명을 잘 공략했던 것 같다"면서 "'반안철수-박지원 정서'를 잘 활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해당 관계자는 일각에서 안 전 대표가 이를 경계해 '주 의원에게 경선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만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건 사실이 아니다. 주 의원이 안 전 대표에게 김 의원을 좀 설득해달라고 연락했는데, 안 전 대표가 그건 두 분이 이야기할 문제라고 하니까 주 의원 측에서 그렇게 받아들여 오히려 역이용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이런 여론을 의식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남의 이미지를 제가 덧씌웠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딜레마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당은 다음 달 15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을 할 예정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정동영 의원, 황주홍 의원,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 김영환 전 사무총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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