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1與3野 4당 출범' 국회가 달라졌어요
입력: 2016.12.29 05:00 / 수정: 2016.12.29 05:00

28일 국회는 26년 만에 4당 체제를 갖췄다. 여야4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상견례 자리를 마련해 4당 체제에 따른 실무적인 합의를 거쳤으며, 29일 오후 3시 본회의를 하기로 결정했다./배정한 기자
28일 국회는 26년 만에 4당 체제를 갖췄다. 여야4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상견례 자리를 마련해 4당 체제에 따른 실무적인 합의를 거쳤으며, 29일 오후 3시 본회의를 하기로 결정했다./배정한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국회가 26년 만에 4당 체제를 갖췄습니다. 정치적 지형이 바뀐 만큼 국회는 당장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변화는 당장 4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드러났습니다.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28일 국회에선 원내교섭단체 제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의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를 주축으로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상견례를 했습니다.

"어라, 여당 취재진이 오셨네? 우리 이제 1당이니까 커피 한잔씩 드려요~"

이제 막 제1당이 된 박 수석부대표의 '뼈 있는 농담' 입니다. 4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은 박 수석부대표 방으로 모였습니다. 그는 분위기를 주도하며 개혁보수신당 정양석 수석부대표에게 "지내보시면 야당이 이젠 곧 익숙해지실 거에요"라고 말했고, 브리핑도 박 수석부대표가 나서서 했습니다.

반면 2당으로 내려앉은 새누리당의 김선동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는 "우리 새누리당이 의석수는 적은데, 얼굴과 체격은 크죠? 하하, 교섭단체는 나이 순이 아니라 의석수 순이니 잘 모실게요"라고 분위기를 맞췄습니다. 회동 후 브리핑을 위해 정론관으로 이동하는 박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잘 부탁드린다"면서 손을 꽉 맞잡기도 했습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 방 공기가 확 바뀐 만큼 국회도 바뀐 것들이 많습니다. 입법지형부터 상임위원회, 국회 본청에 배치된 정당 사무실 배치, 국회 본회의장 좌석 배치도 바뀌었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어떤 당에 유리하게 변화됐을까요.

◆ 입법지형 지각변동…3野 공조하면 '프리패스'

28일 여야4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첫 회동을 하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28일 여야4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첫 회동을 하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우선 국회의 가장 큰 권리인 '입법권'에 대한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새누리당 의사와 관계없이 민주당,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 정의당이 의견을 모으면 모든 법안이 '프리패스' 됩니다. 즉, 새누리당의 '방패'였던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겁니다.

원내 1당이었던 새누리당이 99석으로 줄어들면서, 17개 상임위 가운데 16개 상임위에서 야3당과 개혁보수신당 의원 수를 합치면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을 밀어붙일 수 있는 의결정족수를 갖추게 됩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각 상임위의 재적 위원 5분의 3이 찬성해 '신속처리'로 지정된 안건은 상임위와 법사위 등에서 계류기간이 최장 330일이 지난 후 본회의에서 의결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안건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상임위가 대폭 줄어들게 됐습니다. 법제사법위와 정무위, 기획재정위, 국방위, 안전핸정위, 환경노동위 등 6곳에선 안건조정을 신청할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국회법은 상임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해당 안건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고, 안건조정위는 넘겨받은 안건을 최장 90일 동안 심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 연장안 등 그동안 야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법안의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해 상임위에서 '안건조정'을 신청하곤 했습니다.

◆ 상임위·특위 간사 4명…위원수도 재조정

4당 체제가 됨에 따라 국회는 상임위 위원수부터 입법지형까지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배정한 기자
4당 체제가 됨에 따라 국회는 상임위 위원수부터 입법지형까지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배정한 기자

원내교섭단체가 4당이기 때문에 각 상임위 간사가 4명이 됩니다. 또, 의석수 비율에 따라 위원수도 재조정 될 전망입니다.

박완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큰틀에서 변화는 없습니다. 변동 있는 부분은 한석에 대해 보수당 내에서 의석수 비율대로 어떤 상임위와 특위를 내놓을 건지 협의하면 되는거죠. 그것이 국회 원칙이고, 모든 수석들이 동의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상임위원장이 개혁보수신당으로 옮긴 상임위원회에선 다소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 이진복 정무위원장,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했습니다.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의결하는 직으로 소속 정당이 달라진다고 해서 곧장 위원장직이 달리지진 않습니다. 다만, 새누리당 측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때 자당 몫으로 배정됐다는 점을 들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날 원내수석 회동에선 당장 4당 체제를 고려해 국회 개헌특위를 36명으로 구성, 위원은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 14명, 새누리당 12명, 국민의당 5명, 개혁보수신당 4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배분했습니다. 또, 국회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새누리당 각각 3개씩,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에 1개씩 배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본회의장 중앙통로 민주당 차지…사무실 배치는?

4당 체제에 따라 국회 본회의장 배치도도 바뀌었다. 의장석(전면)을 기준으로 중앙통로는 제1당인 민주당, 우측으론 새누리당, 좌측으론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 비교섭단체 순으로 배치됐다./사진공동취재단
4당 체제에 따라 국회 본회의장 배치도도 바뀌었다. 의장석(전면)을 기준으로 중앙통로는 제1당인 민주당, 우측으론 새누리당, 좌측으론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 비교섭단체 순으로 배치됐다./사진공동취재단

본회의장 좌석 배치도는 '전면 재구성' 됐습니다. 오는 29일 오후 3시 열리는 본회의부터 곧바로 바뀐 자리 배치가 적용돼, 민주당이 의장석을 중심으로 정중앙에 위치하는 장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의석에 대해 미세조정까지 다 끝냈다"면서, 1당인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좌석을 맞바꿔 중앙통로를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즉, 본회의장에 들어서 의장석을 전면으로 바라봤을 때 중앙통로엔 민주당, 우측 좌석(기존 민주당 사용)엔 새누리당, 좌측 좌석엔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 비교섭단체(정의당·무소속) 의석수 순으로 배치됩니다.

본회의장은 정리된 듯 하지만, 본청 2층의 사무처 공간에 대한 자리 다툼은 치열한 양상입니다. 현재 각 정당의 대표·원내대표실 등은 국회 본청 2층에 밀집돼 있는데, 한정된 공간에서 각당이 '공간 사수'에 나섰습니다.

통상적으로 교섭단체에 약 60평, 비교섭단체엔 약 20평이 할당되고 나머지 공간은 협의를 통해 조정해 왔습니다. 관행에 따르면 제1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의석수 변화에 따라 일부 공간을 조정해 개혁보수신당에 넘겨줘야하는 입장에 처한 것입니다. 일단 원내수석부대표들은 본청 내 사무공간 재배치 문제에 대해선 국회의장 및 사무처에 일임하기로 했습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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