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대권 시사' 반기문, 친박·비박 '구애' 누구 손 잡나?
입력: 2016.12.24 05:00 / 수정: 2016.12.24 05:00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최근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새롬 기자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최근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대권을 겨냥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국내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대권 도전을 강력히 시사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고 해석된다.

반 총장은 대권을 겨눠 볼만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잠시 주춤거렸으나 최근 반등하면서 유력한 대선 주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대권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일정 수준의 국민적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여세를 몰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쳤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12월 3주차 주중집계(12월 19~21일·성인 1519명·표본오차 95%·신뢰수준 ±2.5%포인트)에 따르면 반 총장은 전주보다 2.6%포인트 오른 23.1%로 2주째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 10월 4주차 이후 8주 만에 문 전 대표(22.2%)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반 총장이 보수신당과 같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영입 의사를 밝혔다./이새롬 기자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반 총장이 보수신당과 같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영입 의사를 밝혔다./이새롬 기자

새누리당이 친박 잔류파와 비박 탈당파로 쪼개질 예정인 가운데 범여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여권은 문 전 대표와 더불어 확실한 '양강구도'를 보이는 반 총장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권재창출이 지상 최대 과제인 여권으로서는 반 총장이 그 청사진을 밝혀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나 보수신당의 경우 반 총장이 천군만마인 셈이다.

27일 탈당을 예고한 비박계는 반 총장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탈당파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는 23일 "특정인의 당을 만들 생각은 없다"면서도 "저희가 신당을 만들어서 귀국하는 반 총장이 우리와 같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정병국 의원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반 총장 영입과 관련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같이한다면 얼마든지 모실 수 있고 훌륭한 자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영철 의원도 같은 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탈당한 의원들 중에 반 총장과 상당 부분 소통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고 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물론 보수신당은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다수의 대권 잠룡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반 총장과 비교했을 때 지지율에서는 큰 격차를 보여 대권을 거머쥘 확률이 낮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정계에서는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청와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정계에서는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청와대

대권 잠룡이 사실상 전혀 없다시피 한 새누리당은 여느 때보다도 반 총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가세한다면 확실한 대권주자를 얻음과 동시에 충청권 의원들과 중도파들을 묶어둘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싸늘한 여론과 국면을 전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입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반 총장은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과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대일외교 등을 칭찬하고 개인적으로 덕담을 주고받는 모습과는 분명 다른 태도다. 이를 두고 반 총장이 굳이 국민적 지탄을 받는 친박계와 손을 잡는 험로를 택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보수진영과 손을 잡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지세력과 충청권의 지역 기반을 발판 삼아 독자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이 한국에 없을 때도 지지기반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을 비춰보면 귀국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경우 '반기문 열풍'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 프레임에 갇히는 것은 반 총장으로서는 손해이기 때문에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새로운 깃발을 내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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