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與 분당·潘 출마' 흔들리는 대권지형
입력: 2016.12.22 05:00 / 수정: 2016.12.22 05:00

21일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권 출마선언, 새누리당 분당이라는 변수가 한꺼번에 생기면서 대선구도가 개편되고 있다./더팩트DB
21일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권 출마선언, 새누리당 분당이라는 변수가 한꺼번에 생기면서 대선구도가 개편되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대권지형이 흔들린다. 2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권 출마선언, 새누리당 분당이라는 변수가 한꺼번에 생기면서 대선지형이 개편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 후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여야 잠룡들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현지 시각)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고별 기자회견 자리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몸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 1월 중순 귀국해서 각계 지도자를 만나보겠다"며 사실상 대권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이 오는 27일 집단 탈당하기로 결의했다. 사실상 보수세력의 분당이다.

◆ '반朴·반文 모여라' 제3지대론…개헌은 '매개체'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비상시국회의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운데 김성태 의원과 유승민 의원, 김무성 전 대표, 황영철 의원(왼쪽부터 차례대로)이 탈당 의사를 밝힌 뒤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비상시국회의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운데 김성태 의원과 유승민 의원, 김무성 전 대표, 황영철 의원(왼쪽부터 차례대로)이 탈당 의사를 밝힌 뒤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정치권이 요동치면서 친문(친문재인)과 친박(친박근혜)이 아닌 후보들이 모여 경쟁하는 '제3지대론'이 또다시 부상했다. 새누리당이 분당된 뒤 정계 개편의 영향력이 확산하면서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야권은 반 총장이 비박 진영과 결합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제3지대 시나리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당은 원내 제3당을 내어주는 것은 물론, 보수세력의 재결집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플랫폼 정당'을 내세우며 제3지대론에 불을 지폈다. 반 총장은 물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의 영입에 힘쓰며 몸집을 키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33명이 동시 탈당하면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2차 탈당 및 원외 잠룡의 합류로 '제3지대'에서 세를 불리겠단 구상이다.

비박계 세력에는 탈당해 신당 창당을 구상하고 있는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재오 전 의원을 비롯해 원외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반기문 총장의 귀국 후 새누리당 내 2차 탈당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의 거취에 따라 탈당을 최종 결심하려는 '침묵하는 다수'가 반 총장이 사인을 보내면 탈당 수순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3지대론'의 변수는 개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개헌을 반대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제외한 대권 후보들이 개헌을 매개체로 연대할 가능성이 크다.

비박계는 개헌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국민의당 또한 다음 주 의원총회를 열어 개헌에 대한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 '떨떠름' 민주 vs '환영' 국민의당…복잡한 셈법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위 사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아래 사진)/임세준, 배정한 기자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위 사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아래 사진)/임세준, 배정한 기자

각 당과 각 진영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특히 민주당은 곧장 '반기문 때리기'에 돌입했다. 대권주자 1위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중심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는 계기가 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 총장의 출마에 따른 제3지대 탄력설과 관련해 "정치 호사가들의 만담 수준"이라면서 "옛날부터 제3지대라는 말은 신기루 같은 것이기 때문에 잘 안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반 총장을 전광용의 단편소설 '꺼삐딴 리'에 빗대 "이인국 박사는 얼굴을 바꿔가며 성공을 거듭해온 기회주의자다. 반 총장은 부디 국민들의 뜻을 헤아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분당에 대해서도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제3지대가 출현하면 민주당의 구심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교섭단체가 늘어날수록 사실 국회 운영은 복잡해진다"고 했고, 추미애 민주당 대표 역시 "박근혜 정부 탄생에 기여하신 분들이고, 그런 역사에 있어서의 무거운 책임, 반성을 먼저 촉구한다. 그 자체가 면죄부를 얻을 순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반 총장의 사실상 출마 선언과 새누리당의 분당에 환영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가적으로 대단히 잘 된 것 아니냐"고 했으며, "새누리당에서 시작된 계파 패권주의 청산이 다른 당으로도 확산됐으면 좋겠다"면서 우회적으로 민주당 '친문세력'을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최근 반 총장 측근에게 새누리당,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에 대해 굉장한 흥미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반 총장이 우리 당에서 강한 경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상당히 좋은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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