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與 원내대표 경선, 정우택 vs 나경원…통합·해체 분수령
입력: 2016.12.16 05:00 / 수정: 2016.12.16 05:00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16일 국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은 원내대표 후보 정우택(왼쪽)·나경원 의원./더팩트 DB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16일 국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은 원내대표 후보 정우택(왼쪽)·나경원 의원./더팩트 DB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16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사령탑을 누가 맡느냐에 계파 간 명운이 걸렸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는 친박 주류와 비박 비주류에서 단일후보를 내세웠다. 친박계에서는 원내대표 후보에 정우택(청주 상당·4선)·정책위의장 후보에 이현재(경기 하남·재선) 의원이 출마했다.

친박계는 자파 가운데서도 다소 계파색이 옅은 정 의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친박계는 박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중립 성향 의원들은 물론 친박계에서도 상당수 이탈자가 나온 것을 확인했다. 친박계가 비박계보다 수적으로 우세하지만, 중립 성향의 30여 명의 표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 중앙윤리위원회 사태'로 친박계는 당 안팎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고 중도세력이 등을 돌릴 경우 필패다. 친박계로 이뤄진 당 지도부는 21일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총사퇴를 결정했고 '중도성향'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2선 후퇴도 내걸었다.

비박계에서는 나경원(서울 동작을·4선)·김세연(부산 금정·3선) 의원이 나선다. 상대적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비박계는 '쇄신파'로서 당내서 입지를 굳힌 여성 정치인을 내세워 표심을 겨냥했다. 개혁과 쇄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요인이 작용했다. 물론 비박계도 '중간지대'를 의식한 카드다. 그동안 사안에 따라 중립적인 성향을 보였던 나 의원이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원내사령탑을 누가 맡느냐에 계파 간 명운이 걸렸다. 사진은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오른쪽) 의원과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더팩트 DB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원내사령탑을 누가 맡느냐에 계파 간 명운이 걸렸다. 사진은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오른쪽) 의원과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더팩트 DB

그만큼 이번 경선은 각 진영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선에서 지는 쪽은 적잖은 타격을 감수해야만 한다.

만약 차기 원내대표직을 친박계가 차지할 경우 당권을 유지하고 비대위 구성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게다가 탄핵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숙청' 대상인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비박계를 힘으로 누를 수 있다. 이럴 경우 비박계의 탈당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친박계가 원하는 시나리오로,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반대로 비박계가 이길 경우 주도권을 잡으면서 비대위 인선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나아가 비대위원장직 노려 확실히 당을 장악하는 큰 그림도 그릴 수 있다. 궁지에 몰린 친박계가 약화하면 굳이 탈당할 이유도 없어지면서 비주류 세를 유지·결집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중도성향 의원들이 친박계의 여론이 워낙 좋지 않고, 어느 때보다 당 쇄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해 '물갈이'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중도성향 의원들이 전날 모임을 하고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하라고 요구한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진영에서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봉합할 수 없을 수준으로 갈등이 깊고, 더구나 당권이 걸린 상황에서 원만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또, 중도성향 의원들 자체도 적극적으로 중재하거나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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