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수 있는 청문회가 될 것이란 국민적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서창석·김영재·이임순·김상만 등 박 대통령의 진료를 담당했거나 관련있는 증인들은 '앵무새'처럼 같은 대답만을 반복했다. 14일 청문회에서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 ㅣ 국회=이철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수 있는 청문회가 될 것이란 국민적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서창석·김영재·이임순·김상만 등 박 대통령의 진료를 담당했거나 관련있는 증인들은 '앵무새'처럼 같은 대답만을 반복했다.
14일 국민의 시선은 국회로 쏠렸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3차 청문회가 2년 8개월 전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건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의 실마리를 풀어줄 증인들이라고 보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 시작한 3차 청문회는 국민적 기대를 채우기는커녕 청문회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 정도였다. 증인들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질의에 "아니요" "모릅니다" 등의 일관된 답변을 되풀이했고, 특조위원들은 정곡을 전혀 찌르지 못했다.
서창석(서울대병원장) 전 대통령 주치의,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왼쪽부터). /국회=사진공동취재단 |
여야를 막론하고 청문회에서는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의료 시술을 받았는지, 당시 보고는 어떻게 받았는지, 최순실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돌아가면서 물었다. 위원들의 질의는 서창석(서울대병원장) 전 대통령 주치의,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이임순 순천향병원 교수 등에 집중했다.
위원들은 박 대통령이 태반주사, 백옥주사, 필러 등의 주사와 시술을 받았는지 여부를 물었다. 그나마 증인석에서 나온 대답은 "태반주사를 3번 정도 시술했다" "미용목적은 아니었다" "중독성이나 의존증은 없다" 등의 대답이 전부였다.
청문회 증인 중 또, 관심을 끌었던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도 '세월호 7시간' 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으로 꼽혔다. 그러나 신보라 증인 또한, 특별한 내용을 밝혀내지 못했다.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가 3차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
여야 위원들은 신보라 증인에게 "세월호 당일 청와대 어디로 대통령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나"를 물었지만, 신보라 증인은 "오전에 관저로 가글과 안약 등을 가져다주었다"고 대답했다. 이에 위원들은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등을 물었으나, 신보라 증인은 "관저 부속실 직원에게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오전 청문회에서의 성과라면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최순실 녹취록' 공개가 전부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3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의 육성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 파일에서 최순실은 한국의 지인에게 "(고영태에게)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 통해 알았는데 그 가방은 빌레말로를 통해 왔고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알아서 연결해줘서 도움을 줬다. 고원기획은 얘기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해가지고 하려다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못 받았다고 나가야 될 것 같다"고 지시했다.
또, "큰일났네. 그러니까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가 조작품이고 이걸 훔쳐서 이렇게 했다는 걸로 몰아야 된다. 이성한도 계획적으로 돈도 요구했다고 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후 이임순·서창석·김영재 원장 등에게 최순실로부터 지침을 받았는지 물었지만, 이들은 모두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