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기춘 "최순실도 모르고, 김영한 '비망록' 왜 그런지 몰라"
입력: 2016.12.07 13:14 / 수정: 2016.12.07 14:30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고 통화도 안 했다. 전혀 알지 못한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순실(60) 씨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고 통화도 안 했다. 전혀 알지 못한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순실(60) 씨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ㅣ 국회=이철영 기자]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고 통화도 안 했다. 전혀 알지 못한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순실(60) 씨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국조특위 위원들이 집요하게 최 씨와의 관계를 물었지만, 끝까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로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 씨가 없는 청문회는 김기춘 전 실장 청문회가 됐다. 여야를 떠나 모든 특조위원은 김 전 실장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위원들은 하나같이 '최 씨를 알고 있나' '최 씨와 무슨 관계냐' '김영호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내용을 알고 있느냐' '세월호 당일 왜, 대면보고를 하지 않았느냐'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그 어떤 것에도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순실 씨를 알고 있느냐. 알고 있는데 모르는 척 하는 거 아니냐"고 따지자 김 전 실장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이후 다른 위원들이 김 전 실장을 상대로 최 씨의 존재를 물을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김 전 실장은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최 씨를 알았다면 연락을 하거나 전화 한 통화라도 하지 않았겠나. 그런데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김 전 실장은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최 씨를 알았다면 연락을 하거나 전화 한 통화라도 하지 않았겠나. 그런데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김 전 실장은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최 씨를 알았다면 연락을 하거나 전화 한 통화라도 하지 않았겠나. 그런데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차은택 씨는 최 씨의 소개로 김 전 실장을 만났다고 했다. 차 씨의 이런 증언에 김 전 실장은 "저는 대통령께서 만나보라고 해서 전화를 해서 만난 것이다. 최 씨는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특조위원들은 2014년 세월호 당시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고 대면보고를 하지 않은 것도 집중적으로 물었다. 그때마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에는 대통령이 집무를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이다. 당시 관저에 있었고 대통령의 사사로운 생활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저에도 집무실이 있지만, 대통령이 내실에 있으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지금도 대면보고를 하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전 실장을 상대로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내용에 대해서도 따졌다. 김 전 수석은 비망록에 김 전 실장이 세월호 문제와 언론보도 통제,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 관여한 내용이 적혔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김 전 수석의 비망록 중 세월호 문제를 김 전 실장에게 '세월호 인양, 시신 인양 X, 정부 책임 부담'이라고 기록된 것을 물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이를 부인했고, 이에 화가 난 김 의원은 "어린아이들이 수장이 되어서 배 안에 찬 시신으로 있는데 인양 하면 안 된다, 부담이 가중되니 늦춰야 한다는 말을 대한민국 비서실장으로서 할 수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2차 청문회에 참석해 故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에 담긴 세월호 인양-시신이양X 정부책임, 부담이란 쪽지 내용을 보이며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관련사항에 대한 지시 여부를 묻고 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2차 청문회'에 참석해 故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에 담긴 '세월호 인양-시신이양X 정부책임, 부담'이란 쪽지 내용을 보이며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관련사항에 대한 지시 여부를 묻고 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웬만해선 거친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김기춘 증인 당신께선 죽어서 천당 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반성을 많이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실장은 김 의원의 이런 호통에 "저도 자식이 죽어있는 상태인데 왜 그런 말을 했겠는가"라고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오히려 김 전 수석의 비망록 내용이 자신과 관련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실장은 "고인은 아끼는 검찰 후배다. 이른 나이에 떠난 것을 애도한다. 비망록에 보면 언론통제, 검찰통제, 보복 인사 등의 내용이 있지만,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가능하겠나. 안 되는 일이다"라며 "비망록 내용이 다 제 이야기라고 생각 안 한다. 급사해서 남긴 것으로 의도를 가지고 남겼다"고 주장했다.

위원들은 세월호 문제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처럼 비참하게 임기를 끝내가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자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이런 일이 벌어져 국민에게 사죄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청문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 "저도 사실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다. 심장 스텐트도 했고, 어제 입원하려 했지만, 국회가 부르기에 나왔다. 국회가 부르면 나와서 진술해야 한다"고 우 전 수석의 출석으로 당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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