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곤의 세상토크] '비선 대통령 최순실'도 괴담입니까?
입력: 2016.11.26 05:00 / 수정: 2016.11.27 23:06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코너를 신설해 자기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코너를 신설해 자기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홈페이지

[더팩트ㅣ명재곤 기자] 최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에 새로운 마당이 생겼다. 첫 화면 상단에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그들 식으로' 박근혜 대통령 옹위에 나선 셈이다.

'<비아그라>는 고산병 치료제로 구입'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 '<길라임>은 병원 간호사가 만든 가명' '세월호 침몰당일 靑 출장 왔다는 간호장교'등 지금까지 모두 12개 반박문을 실었다. 국민께 진실을 알린다는 취지에서 진행한 작업이라고 한다.

엄중한 '촛불 민심'을 볼 때 청와대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최순실 게이트'가 '대통령 탄핵·하야정국'으로 치닫는 현 시국 자체가 '역사적 팩트'로 체화되는 걸 아직도 청와대 측은 눈감으려 한다.

세월호 참사 7시간 중 대통령이 30여 차례 보고와 지시를 내렸다는 단선적인 해명을 넘어 대통령이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를 밝히는 게 '팩트'이다. 오죽하면 '굿판설' '성형 시술설' 등이 나돌겠는가. 박 대통령이 다녔다는 차움병원이 궁금해 20대 여성이 기자를 가장해 취재하는 해프닝마저 생길 정도이다.

대통령의 여성성을 앞세워 팩트를 뒤틀려는 언동은 의혹의 불길에 진실의 기름을 부을 뿐이다. 오보와 괴담이 난무하는 시대라고 청와대는 오늘도 강변한다. 그 저의를 모를 바는 아니지만 오보와 괴담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게다.

하지만 그 게 왜 어지럽게 춤추는지를 혐의자격인 자신들에게 묻지 않고, 진실을 요구하고 파헤치는 국민에게 떠넘기려 하는 게 작금의 청와대이다. 여전히 "내가 뭘 잘못 했나요"라면서.

청와대 비아그라 구매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비아그라 논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동휘 웹툰작가
청와대 비아그라 구매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비아그라 논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동휘 웹툰작가

근래 '촛불'을 얘기하다 보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게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대형 뉴스의 이른바 '끝판 왕'이 무엇일까에 대해서다. 박 대통령의 결심을 이끌어낼 결정적인 팩트를 촛불민심은 기다린다. 인구에 회자되는 끝판왕 후보 몇 가지를 간추리면 이렇다.

먼저 "(파일을) 단 10초만 공개해도 촛불은 횃불이 될 것"이라는 검찰측 발언 보도를 두고 주변에서는 다양한 추측을 하고 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폰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길래 검찰이 청와대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것일까. 보도에 따르면 휴대폰 녹음 파일에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을 챙겨주기 위해 정호성에게 지시한 구체적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검찰은 15개 정도 확보한 녹음파일을 '1급 보안'으로 취급 중이며 차후 박 대통령을 조사할 때 이 파일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는 29일까지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요청했다. 세 번째 대면 조사요청마저 거부될 때 검찰의 '10초 공개'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의 사의표명도 이 맥락에서 다소 이해가 된다.

'정윤회 문건'보도로 해임됐다고 주장하는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의 '박 대통령 내란죄'언급 배경도 급 관심사다. 조 전 사장은 "탄핵국면이 (지지부진해) 불행한 사태가 되면 (정윤회 문건등 내란죄 관련 내용을)목숨을 걸고 공개하겠다"고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폭탄발언'을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혐의는 )제 3자 뇌물수수 혐의 차원이 아니다"며 "내란죄를 적용해 즉시 체포하면 (현 탄핵정국이)오래 갈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목숨'을 내건 조 전 사장은 대통령의 어떤 비밀을 쥐고 있기에 스스럼없이 '내란죄'을 입에 담았을까.

정두언 전 의원의 '야동'발언도 그렇다. 정 전 의원은 얼마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검찰수사를 거부한 박 대통령에 대해 "뭐한 말로 '야동'까지 나와야 됩니까"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그동안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대통령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야릇한 눈초리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지난 2007년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의 관계를 밝히면 박 대통령 좋아하는 사람들은 밥도 못 먹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4차 촛불집회가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청와대 앞 내자동 사거리까지 행진한 뒤 폴리스라인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배정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4차 촛불집회'가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청와대 앞 내자동 사거리까지 행진한 뒤 폴리스라인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배정한 기자

'10초 공개' '내란죄' '야동'등 박 대통령을 둘러싼 갖가지 주장과 의혹이 쏟아지면서 국민들은 더욱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이러다 보니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의 상황을 차라리 알고 싶지 않다"는 이들도 있다.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그 내용이 국민들을 나락으로 빠뜨리지 않을까하는 역설적 우려감 때문이다. 누구는 '비선실세 최순실' 을 이제는 '비선 대통령 최순실'로 격상(?)시키면서 자괴감을 토로한다.

오늘(26일) 서울을 중심으로 수 백만이 모이는 촛불집회가 또 열린다. 촛불의 외침, 광장의 목소리를 마냥 괴담으로 치부하는 작태가 계속된다면 종국적으로 가장 불명예스럽고 불행한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sunmoon4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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