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朴 퇴진 같이 주장했는데…' 안철수·이재명 '엇갈린 희비'
입력: 2016.11.25 05:00 / 수정: 2016.11.25 05:00

2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재명(왼쪽) 성남시장이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꺾고 잠룡 3위로 올라섰다./더팩트DB
2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재명(왼쪽) 성남시장이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꺾고 '잠룡 3위'로 올라섰다./더팩트DB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야권 대선 주자 두 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정국에서 뜻을 같이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꺾고 '잠룡 3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한동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안 전 대표가 나란히 1~3위를 유지했지만, 이 시장이 굳어진 대선 지지율을 깨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1일부터 23일까지(11월 4주차 주중동향)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은 12.8%),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문재인 21.2%, ▲반기문 17.4%, ▲이재명 11.6%, ▲안철수 11.4% ▲박원순 5.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 시장은 호남과 TK, 수도권, 20대와 30대, 60대 이상, 정의당 지지층과 국민의당 지지층, 중도층과 보수층 등 거의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이 시장은 서울과 경기·인천, 강원, TK, 20대와 30대, 40대, 중도층과 진보층에서 안 전 대표를 앞섰다.

이 시장은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도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선 데 이어,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문 전 대표와의 격차를 벌리며 2주째 선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는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서 연일 파격적인 발언과 행보가 야권 지지층에 먹혀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시장은 야권 지자체장 중 가장 먼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와 탄핵을 거론했고, 지난달 29일 유일하게 서울에서 열린 첫 도심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주말 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거론하자, "무슨 명예퇴진이냐"면서 도리어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바로 구치소로 보내야 한다"는 사이다 발언으로 문 전 대표와 차별화를 꾀했다.

2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문재인 21.2%, ▲반기문 17.4%, ▲이재명 11.6%, ▲안철수 11.4% ▲박원순 5.8%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리얼미터 제공
2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문재인 21.2%, ▲반기문 17.4%, ▲이재명 11.6%, ▲안철수 11.4% ▲박원순 5.8%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리얼미터 제공

이 시장의 상승세는 '거침없는 직설'과 '즉각적인 행동'으로 문 전 대표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문 전 대표가 대선을 목표로 중도층을 공략하는 동안 이 시장은 '강한 야성'에 갈증을 느껴 빠져나간 민주당의 '집토끼'들을 불러들이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장에게 3위 자리를 내준 안 전 대표도 박 대통령 퇴진에 누구보다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정체 상태다. 안 전 대표는 박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을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했으며, 지난 12일 촛불시위 때는 '3단계 퇴진론'이라는 구체적인 정국 해법 로드맵도 제시했다. 또, '8인 잠룡 회의'를 주도하는 등 그동안의 '유연한 행보'와 달리 '강철수'의 면모를 보였다.

이같은 노력에도 안 전 대표는 줄곧 10% 선의 지지율에 머물렀으며, 총선 당시 '녹색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호남에선 문 전 대표에 이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까지 밀렸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야권 대선 주자들이) 퇴진, 하야 등 같은 것을 두고 경쟁하다 보니 나눠먹기식이 아니냐.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다른 길로 나가야 한다. 이 시장이야 원래 거리로 나가는 성향이지만, (안 전 대표는) 자신만의 길을 가야하는데 두 사람의 지지층을 봤을 땐 어울리지 않는 행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당장도 이 시장에게 밀리고 있는데, '최순실 정국'이 끝나면 오히려 지금 퇴진을 같이 주장해서 좋아했던 지지층이 떠나면서 지지율이 더 내려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즉, 지난 총선 때처럼 '호남'이라는 집토끼를 꽉 잡고 있되, 새누리당에서 빠져나온 중도보수층과 무당층을 노려야 하는데 도리어 이 시장, 박 시장 등과 같은 파이를 두고 경쟁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과 함께하는 탄핵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담회 직후 기자들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이 시장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한다'고 묻자, "지금은 대선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나라 살리기, 구국운동을 한다는 심정으로 박 대통령을 빨리 물러나도록 하는 게 나라를 살리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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