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권 내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그가 대권 카드를 던진 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김 전 대표에게 '대권'은 평생의 '꿈'이었다.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을 담당하고 새누리당의 직전 당 대표로서 지금의 국가적 혼란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이었던 대선 출마의 꿈을 접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그의 대권가도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져 왔다. 지난 4월 14일 대표직을 사퇴했을 때 표면적으로는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이었지만, 총선 이후 대권 행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8월 전당대회까지 약 4개월짜리 '시한부 대표'로 얽매어있기보다는 당 안팎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독립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 아니겠냐는 분석에서다.
김 전 대표가 7월 지지자 수백 명과 대규모 만찬 회동을 했던 것과 8월 전남 진도 팽목항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민생 현장을 살폈던 것을 두고 대권 행보의 신호탄을 쐈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그만큼 대권 불출마 선언은 그야말로 최후의 보루였던 카드를 내던진 셈이다.
이처럼 자신이 품어온 꿈을 꺾으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진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풍부한 경험으로 정치에 해박한 김 전 대표가 생각 없이 '패'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이번 선언은 '버티기'를 고수하는 지도부 사퇴를 거듭 촉구하면서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는 분석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계파 간 극심한 갈등으로 사분오열된 당을 재편하는 데 막힌 혈을 자신이 뚫겠다는 것이다. 비주류가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에서도 김 전 대표가 사실상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내각제 개헌 이후 실권을 쥔 국무총리를 염두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그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끝으로 다시는 국민에게 괴로움을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해결은 개헌이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의 탄핵과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현 대표도 이와 관련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권형 대통령제가 된다고 한다면 (김 전 대표가)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할 그런 기회들이 또 있지 않을까 싶다"며 "하늘의 뜻에 따라서 좋은 일들이 앞으로도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새판짜기를 통한 새 정치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탈당하거나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의원이 상당수 있는 것을 아는 그가 새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다시 맹주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앞으로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백척간두진일보, 십방세계현전신(까마득한 절벽 끝에 서서 한 걸음 내디디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당 해체를 통한 보수 혁신을 강조해온 김 전 대표가 새로운 보수 진영을 짤 여지를 남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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