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0일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64)도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공모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검찰은 20일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64)도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공모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찰이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없이 최 씨 등 진술만으로도 대통령 공모·지시가 있었다고 결론 내리면서 정치권의 탄핵 소추의 가시화와 정국에 큰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을 20일 모두 구속기소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 씨에게 직권남용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등 혐의, 안 전 수석에게 직권남용, 강요, 강요미수 등 혐의, 정 전 비서관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은 "대통령에 대해, 현재까지 확보된 제반 증거자료를 근거로 최 씨, 안 전 수석, 정 전 비선관 범죄사실과 관련해 상당 부분이 공모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제공 |
검찰은 또, 이들의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등 범행에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 이름도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은 "대통령에 대해, 현재까지 확보된 제반 증거자료를 근거로 최 씨, 안 전 수석, 정 전 비선관 범죄사실과 관련해 상당 부분이 공모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현직 대통령 불소추 특권 때문에 기소할 수 없지만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본부장은 대통령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수사를 이어간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다음은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 전문이다.
지금부터 최순실과 안종범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 대한 현재까지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오늘 11월 20일 최순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죄 등으로, 안종범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죄 등으로, 정호성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구속기소 하였습니다.
10월 27일 구성된 특별수사본부는 대통령 비서실과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의 주거지, 대여금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여 정호성의 휴대전화, 안종범의 업무수첩과 대통령 비서실 보고문건 등 다수의 핵심증거를 확보했습니다.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삼성그룹 등 9개 대기업 회장과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장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등 다수의 관련자를 소환조사하여,'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의혹'에서 발단되어 최순실과 안종범 등이 연루된 각종 비리 의혹과 최순실과 정호성이 연루된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 등을 확인하였습니다.
그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강요미수 등 혐의로 구속수사 중에 있고, 김종 전 문화체육부 2차관, 최순실의 조카인 장시호 전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에 대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황입니다.
특별수사본부는 오늘 기소하는 3명의 범죄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혹이 제기된 대통령에 대하여, 대면조사를 거듭 요청하였으나 결국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수사한 진술증거, 업무수첩, 휴대전화 녹음파일 등 광범위한 증거자료를 종합하여 최순실 등 3명을 구속기소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기소하는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에 대한 공소사실 요지를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과 관련된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범죄사실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은 직권을 남용하여 전경련 53개 회원사를 상대로 미르 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 출연금 합계 774억원을 강제출연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기업들은 안종범 등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각종 인·허가상 어려움과 세무조사의 위험성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하여 출연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미르재단의 경우, 단 1주일만에 출연기업과 기업별 출연 분담금이 결정되고, 모금액이 3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갑자기 증액되기도 하며, 처분이 제한된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의 비율이 9:1에서 2:8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사장 등 주요 임원은 전경련이나 출연기업이 아니라 최순실의 추천대로 정해졌음에도, 전경련에서 추천한 것처럼 창립총회 회의록도 허위로 작성되었습니다.
케이스포츠 재단 역시 안종범 등의 일방적인 지시로 출연 기업과 전체 모금액수 등이 정해졌고, 이사장 등 주요 임원이 최순실의 추천대로 정해졌음에도, 전경련에서 추천한 것처럼 창립총회 회의록이 허위로 작성되었습니다.
다음은, 롯데그룹과 관련된 피고인 최순실과 안종범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범죄사실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 최순실은 인사와 운영 권한을 장악한 케이스포츠 재단의 사업과 관련된 이권에 개입하기 위해 ‘더블루케이’를 설립하고,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복합체육시설을 건립한 후 시설 운영과 관련 수익사업을 더블루케이가 맡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은 직권을 남용하여 롯데그룹을 상대로 최순실이 추진하는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비용으로 케이스포츠 재단에 70억 원을 교부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현대차그룹과 관련된 피고인 최순실과 안종범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범죄사실입니다.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은 직권을 남용하여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최순실의 지인이 운영하는 흡착제 제조·판매사인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그룹에 11억 원 규모의 납품을 할 수 있도록 강요하였습니다.
또한, 직권을 남용하여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최순실이 사실상 운영하는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 원 규모의 광고를 주도록 강요하였습니다.
다음은, 포스코 그룹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강요미수에 대한 범죄사실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은 포스코 계열사인 광고업체 포레카를 인수한 컴투게더 대표를 상대로 포레카의 지분을 양도하도록 강요하다 미수에 그쳤고, 포스코를 상대로 직권을 남용하여 포스코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최순실이 운영하는 더블루케이가 펜싱팀의 매니지먼트를 맡기로 약정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케이티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범죄입니다.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은 직권을 남용하여 케이티를 상대로 차은택과 최순실이 추천한 이동수와 신혜성을 각각 광고 발주를 담당하는 전무와 상무보로 채용토록 한 후, 최순실이 운영하는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주도록 강요하였습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범죄사실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은 직권을 남용하여 한국관광공사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를 상대로 장애인 스포츠단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를 에이전트로 하여 선수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다음은, 피고인 정호성의 공무상비밀누설 범죄사실 요지입니다.
피고인 정호성은 2013년 1월 정부 출범 직후부터 금년 4월까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안,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대통령 말씀자료, 정부부처와 대통령 비서실 보고문건, 외교자료와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자료 등 총 180건의 문건을 이메일과 인편 등을 통하여 최순실에게 유출하였고,
그 중에는 사전에 일반에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장·차관급 인선 관련 검토자료' 등 47건의 공무상 비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피고인 최순실의 사기미수 단독범행입니다.
피고인 최순실은 케이스포츠 재단을 상대로 더블루케이가 연구용역을 수행할 것처럼 가장하여, 연구용역비 7억원을 빼내려 하였으나 재단 사무총장 등의 반대로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상으로 공소사실의 요지를 간략히 말씀드렸습니다.
특별수사본부는 대통령에 대하여, 현재까지 확보된 제반 증거자료를 근거로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의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상당 부분이 공모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헌법 제84조에 규정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때문에 기소할 수 없습니다.
특별수사본부는 위와 같은 판단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특별수사본부는 현재 수사 중인 김종 전 문화체육부 차관, 조원동 전 경제수석비서관, 장시호 등의 사건과 그 외 재단 출연 기업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계속하여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겠으며, 향후 특별검사의 수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이상으로,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에 대한 현재까지의 수사결과 발표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