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가 8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인천국제공항=신진환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와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은택(47) 씨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격 귀국했다. 그는 국정농단과 관련한 의혹이 잇따랐던 9월 말부터 중국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차 씨는 이날 중국 칭다오(靑島)공항을 출발해 오후 10시 19분께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와 포토라인 앞에 섰다. 남색 코트와 청바지를 입고 검은색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 쓴 그는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적은 있다"면서도 "(독대한 적은) 정말로 없다"고 답했으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또 '외국에 간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드라마 촬영을 갔다가 일이 터졌고 복잡해서 머물렀다"며 "상하이와 칭다오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픽쳐스는 최 씨의 소유냐'는 물음에 "제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씨를 아느냐'와 '문화계 체육계 인사에 개입했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감정에 북받치는 듯 쏟아지는 질문 내내 울먹이며 고개를 떨궜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가 8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이덕인 기자 |
이날 인천공항에는 취재진과 검찰 및 공항 관계자들, 시민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차 씨가 포토라인에서 호송차까지 70여m를 가는데 5분 이상이 걸렸다. 취재진과 경호원들의 과격한 몸싸움을 본 시민들은 놀란 모습을 보였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귀국한 차 씨를 공동강요 등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했다.
차 씨가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그를 중심으로 불거진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 씨는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요직 인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내세워 영향력을 이용해 대기업의 광고를 무더기로 수주하고, 회삿돈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