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與 지도부 '흔들'…강석호 "사퇴" vs 이정현 "시간 달라"
입력: 2016.11.07 10:27 / 수정: 2016.11.07 10:27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직 사퇴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여의도=문병희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직 사퇴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여의도=문병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저는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강석호 최고위원)

"이번 위기관리와 사태수습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한 번만 더 용서해주시고 도와달라."(이정현 대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직격탄을 맞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친박계)계 일색인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비박(비박근혜)계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이 7일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당내 비주류로부터 사퇴를 요구받는 이정현 대표는 '버티기'를 고수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회의장에 들어선 이 대표는 "하실 말씀이 없느냐"며 발언권을 최고위원들에게 넘겼다. 통상적으로 당 대표가 우선해 발언하는 것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이 자리에는 지도부 동반 사퇴를 요구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불참해 최근 내홍이 심화된 새누리당의 현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은 기본이고 서로 싸울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난국을 수습해야 할 때"라며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고 이 국면이 수습되는 상황이 오면 지도부의 진퇴 결정도 해야 한다"고 사실상 지도부 퇴진을 거부했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이 대표는 눈을 감고 묵묵히 경청했다.

새누리당 강석호 최고위원(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여의도=신진환 기자
새누리당 강석호 최고위원(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여의도=신진환 기자

마이크를 넘겨받은 강석호 최고위원은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 당 지도부는 이젠 새로운 인물로 구성해 당의 쇄신, 심지어는 당명과 당 로고까지 바꾸는 뼈를 깎는 혁신이 없다면 내년 대선에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지 못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 최고위원은 "죄송스럽게 저는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아까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죄송스럽다고 말씀드렸다"며 "제가 사퇴하는 마당에 많은 의원이 요구하고 있는 (지도부 퇴진에 대해서) '언제까지 이것만 마무리하고 사퇴하겠다'는 로드맵만이라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모두 발언을 마친 뒤 바로 자리를 떴다. 이 대표는 정면을 바라본 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이 대표는 당장은 사퇴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염치없고, 뻔뻔스럽기 그지없지만, 입이 차마 떨어지진 않지만,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헌정 중단 사태가 오지 않도록, 국민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사태가 수습되도록, 당 대표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달라"고 즉각적인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장한 표정과 단호한 어조로 "위기를 방치해 두고 도망가는 무책임한 당 대표이고 싶지는 않다. 사태수습을 포기하고 배에서 혼자 뛰어내려 달아나는 비겁한 선장이 되고 싶지 않다. 여론이 들끓는다고 하루아침에 시류에 편승하는 카멜레온이 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거센 퇴진 압박을 받는 이 대표가 일단 수용할 수 없다고 견해를 밝힘에 따라 새누리당의 '집안 싸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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