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박근혜 퇴진하라"…'넥타이·유모차·교복' 부대 총출동
입력: 2016.11.05 19:24 / 수정: 2016.11.05 19:24

박근혜 대통령 퇴진 2차 국민행동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 2차 국민행동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더팩트 | 광화문=서민지 기자] 유모차 부대부터 교복 부대, 넥타이 부대 등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광화문 일대에 운집해 "박근혜는 퇴진하라"를 외쳤다.

이날 오후 2시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이 진행된 직후 오후 4시부터는 시민사회단체 1500여개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준)'이 주최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오후 7시 현재 10만 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4만3000여명)이 모이는 등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갈수록 집회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유독 가족단위의 집회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19개월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집회에 참석한 김경식(34) 씨 부부는 "토요일에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나왔다. 저희와 같은 어린 아이를 둔 부부들을 많이 만났고, 우리가 아이들을 미래를 책임지며 싸우자는 결의를 다진 역사적인 날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10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10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안산시에 거주하며, 같은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고 있다는 우 모 씨, 임 모 씨 가족은 촛불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을 보며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그러면서 우 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외국으로 이민을 가고 싶은 심경"이라면서 "아이들과 같이 와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과 교육의 시간이 될 거라고 본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제발 정신을 차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만명의 인파 사이로는 앳된 중고등학생들의 얼굴도 보였다. 5명의 학교 친구들과 촛불집회 대열에 참여한 임민경(16·도봉구) 학생은 "더이상 어른들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 우리도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본다. 정유라만 '공주'가 아니라 우리들도 각자 집에선 '공주'다. 왜 우리 부모님이 낸 돈(세금)으로 정유라가 공주처럼 살아야 하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수백명 단위의 '교복 부대'가 등장한 것은 지난 수년간 없었던 일이다. 앞서 이날 오후 세종문화회관 앞에선 500여 명의 중고생들이 시국선언을 열기도 했다. 집회를 주최한 중고연대는 "중고생들이 함께 뭉쳐 '헬조선'을 끝장내자. 무능한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우리를 괴롭혀온 교육체제를 갈아엎자"고 주장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를 마치고 집회에 참가한 정규성(41) 씨는 "제 생에 처음으로 집회에 나와봤다. 대통령 담화문을 보니까 화가 나더라. 외로울 때 도와준 사람이니 뭐니 하는데,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다. 진정성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매번 집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을 나란히 들고 행진하는 노부부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문 모 씨(68)는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화가 난다. 대통령이 안하무인으로 나오면 시민들이 집단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나왔다. 새로 임명된 김병준 국무총리가 눈물로 호소하던데, 다 똑같은 사람들인 것 같더라. 이 정권을 싹 갈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기성세대로서 책임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비상국민행동 등은 광화문우체국에서 일민미술관 방면에 대한 행진을 법원에 허용받았다. 경찰 역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행진을 보장하는 가운데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광화문=남용희 인턴기자

mj7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