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 쓴소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를 제대로 하라고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했다. /더팩트DB |
채동욱 전 검찰총장 "우병우, 끈 떨어졌다"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파문 이후 3년2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채동욱 전 총장은 2일 오후 9시30분쯤 '한겨레TV'의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 녹화에 출연해 "눈치 없이 법대로 하다가 잘렸다"라고 밝혔다.
이날 사회자 김어준은 '눈치도 없이 법대로 하다가 잘렸나?'라고 물었고 채동욱 전 총장은 "인정"이라며 "눈치가 없어서 자기(박근혜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보임)만 빼고 법대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이 있느냐'는 물음에 "있다"며 "댓글 수사 때는 법대로 수사하라는 게 가이드라인이었다"고 말했다.
채동욱 전 검찰 총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하다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채동욱 전 총장은 '최재경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 아래 검찰이 최순실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최재경 수석)주변의 여러 인연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수사에 대해서는 "그건 잘 될겁니다. 끈이 떨어졌으니까"라고 답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검찰이 권력의 말을 잘 듣는 이유에 대해 인사권을 꼽았다. 그는 "말 잘들으면 승진시키고, 말 안들으면 물먹이고 그렇게 하다가 이번 정권 들어와서는 검찰총장까지 탈탈 털어서 몰아냈다"며 "그러면서 바짝 또 엎드리게 됐고, 검사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채동욱 전 총장은 검찰의 중립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든 권력자들, 자기 욕심만 채우고 권력에 빌붙은 일부 정치검사들. 그러다가 검찰이 이 지경까지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후배들에게도 간절히 부탁한다. 검사들에게 쥐어진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날뛰는 그런 놈들을 죽이라고 국민이 빌려주신 것"이라면서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사랑한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