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개각 역풍, 박근혜 대통령은 '원조 친박'과 상의했다?
입력: 2016.11.03 08:46 / 수정: 2016.11.03 09:30

개각 역풍. 박근혜 대통령은 2일 기습 개각을 단행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박 대통령./배정한 기자
개각 역풍. 박근혜 대통령은 2일 '기습 개각'을 단행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박 대통령./배정한 기자


개각, 박 대통령은 '누구'와 사전 논의했나

[더팩트 | 오경희 기자] 개각 역풍으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최순실 파문'을 수습하고자 '기습 개각'을 단행했으나 여야 모두 반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 국무총리에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국민안전처장에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날엔 공석인 대통령 비서실장에 한광옥 현 대통합위원장, 정무수석에 허원제 전 방통위 상임위원을 내정하면서 추가적으로 대통령 비서실 개편을 단행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청와대 외부인사인 최순실(60)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보고 국정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으나 "어려울 때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논란만 키웠다.

이에 박 대통령은 '친노(친노무현)' 계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새 총리에 인선하는 '개각'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여야 어느 쪽도 협의하지 않은 '기습 개각'이란 점에서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야권은 김병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거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개각 발표 직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직불금, 행복한 미래를 위한 변화'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의 개각 단행 방식을 두고 "마치 엿 먹으라고 하는 그런 방식, 불통의 방식으로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고 질타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야당에 한마디 상의도 사전 통보도 없이 총리와 부총리, 일부 장관을 개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개각 단행에 대해 여야 모두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임세준 인턴기자
박 대통령의 개각 단행에 대해 여야 모두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임세준 인턴기자

특히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중대결심'을 언급하며 사실상 '대통령하야운동'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당 역시 개각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개각 발표 전 이정현 대표의 거취를 놓고 최고중진연석회의 중이었다. 회의 직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당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하고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조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1일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잠재적 대권 주자(김무성 김문수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5인과 '지도부 사퇴와 재창당'을 촉구한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김병준 총리를 지명하는 방식은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되지 않고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일방적 총리지명을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기습 개각' 결정과 관련해 '원조 친박(친박근혜) 인사 개입설'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새누리당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원로이자 박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7인회' 핵심 멤버로 꼽히는 김 전 비서실장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최순실 사태의 막후 수습 주역이란 의혹'을 받는 데 대해 "관여하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병준 총리 내정자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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