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잠룡 5인, 지도부 사퇴 촉구 이유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여권 잠룡 5인이 현 새누리당의 '지도부 사퇴 및 재창당'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후 행보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비박(비박근혜) 진영 여권 내 잠재적 대권 후보 5인은 1일 국회에서 긴급 회동 후 공동발표를 갖고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며 "그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죄송하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 우리 모두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숙여 사과한다"면서 "앞으로 더 자주 만나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의견 수렴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권 잠룡 5인의 공동발표 이후 비박 진영이 주축인 3선 이상 중진 21명도 회동을 갖고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설득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2일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지도부와 비박계 간 냉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발표 직전 정가 안팎에선 "새누리당이 분당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또 "만약 지도부 총사퇴가 없다면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재창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을 설득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됐다.
사실상 현 지도부는 지난 9월 말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에 반발하며 국정감사 보이콧과 이정현 대표의 무리한 단식 강행 등으로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여기에다 최근 불거진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의혹'으로 촉발된 '대통령 하야''거국중립내각' 등 정부 여당으로서 존폐를 우려할 만큼 '위기'에 놓였다.
한편 이 과정에서 여권 내 잠재적 후보군인 유승민 의원의 선택도 관전포인트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강연 정치'를 하며 대권 후보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유 의원은 최근 당내 비박계 모임에 불참하고 있다. 전날 열린 비박계 대권 잠룡 5인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지난달 '최순실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이뤄지자 "사과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강하게 목소리를 냈으나, 재창당 등의 문제에 있어선 향후 대권 행보에 있어 자칫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