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정유라 독일 추적기<중>] '아기 엄마 어깨 문신' 정보, SNS 사진으로 확인
입력: 2016.10.30 05:00 / 수정: 2016.10.30 11:43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체류했던 독일 슈피텐 주택(위쪽)에선 아기 용품(아래 왼쪽)사용 흔적이 발견됐다. 아래 오른쪽은 호텔 인근 주민이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기자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체류했던 독일 슈피텐 주택(위쪽)에선 아기 용품(아래 왼쪽)사용 흔적이 발견됐다. 아래 오른쪽은 호텔 인근 주민이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기자


[더팩트ㅣ프랑크푸르트(독일)=이철영·이효균 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서 최순실(60)· 정유라(20) 모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존재가 확인된 곳을 수소문해서 찾아가면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최 씨 모녀를 본 사람은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모두 입을 닫았다. <더팩트> 취재진은 최 씨 모녀 행적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아기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녀가 최근까지 머물던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슈미텐에서였다.

모녀는 슈미텐에 '비덱(WIDEC)'이라는 법인을 만들었다. 주소는 슈미텐에 있는 3성급 호텔 비덱 타우누스로 모녀와 측근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모녀의 거처는 비덱 호텔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또 있었다. 취재진은 두 곳을 취재하던 중 독일 이웃들로부터 아기의 존재를 들을 수 있었다.

국내 언론에도 이웃 주민들의 '어린 아기' '작은 아이' 등이 그대로 보도됐다. SNS를 중심으로 아기는 정 씨가 낳은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쏟아졌다. 기사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국내에서 정 씨의 출산과 아기가 주목받자 취재진도 아기의 존재를 보다 자세히 취재하기로 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출산과 관련한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는 가운데 독일 슈미텐 정 씨의 집에서 어린아이의 신발과 버려진 기저귀, 장난감 등이 보이고 있다. 정 씨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나이로 추정되는 남자아이와 엄마처럼 다정하게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출산과 관련한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는 가운데 독일 슈미텐 정 씨의 집에서 어린아이의 신발과 버려진 기저귀, 장난감 등이 보이고 있다. 정 씨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나이로 추정되는 남자아이와 엄마처럼 다정하게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 모녀의 행방을 찾는 것 못지않게 아기의 존재는 궁금증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정 씨의 출산과 관련한 지라시가 작년부터 국내에 파다하게 돌았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설마 이제 스무살이 된 정 씨가 출산했을까를 의심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정 씨의 아이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사실 취재진은 20일(현지 시간) 최 씨 모녀의 자택에서 아기의 신발과 기저귀 등을 이미 확인했다. 독일 이웃들로부터도 최 씨와 아기가 즐겁게 산책하는 모습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난 23일 주민들로부터 정 씨와 아이의 관계를 들을 수 있었다. 비덱 호텔 인근에 사는 이웃 "정 씨와 아기의 사이가 무척 좋았다. 마치 남매나 엄마와 아기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올해 여름에는 정 씨와 아이가 호텔 베란다, 뒷마당 등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수차례 봤다.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누가 보아도 정 씨와 아이의 관계를 짐작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외 다른 이웃에게도 비슷한 말들을 들었다. 취재진은 이웃들의 증언을 토대로 '[단독] "정유라, 남자아이와 엄마처럼 지냈다"…독일 이웃 주민 '증언''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호텔 맞은편 이웃으로부터 아기 엄마의 인상착의를 들었다. 이 이웃 여성이 말한 아기 엄마의 생김새는 정 씨와 거의 흡사했다. 사진으로도 확인했다. 다만, 이 여성은 아기 엄마의 어깨 등에 문신이 있었다고 말해 취재진은 정 씨가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정 씨는 과거 유라로 계명하기 전 유연이라는 이름으로 SNS에 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정 씨의 왼쪽 어깨 문신을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정 씨는 과거 유라로 계명하기 전 유연이라는 이름으로 SNS에 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정 씨의 왼쪽 어깨 문신을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러던 중 정 씨가 올린 SNS 사진에서 희미하게나마 문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 이웃이 말한 부위와도 일치한다. 이 여성은 당시 "길고 밝은 갈색 머리에 문신이 있는 여성이 아이의 엄마였다. 특히 문신이 눈에 띄어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지난 21일 젊은 한국인 남성을 카메라로 포착했다. 이 남성은 정 씨의 남편으로 지목되는 신 모 씨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 씨와 아기, 그리고 남편 등은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이 아기의 존재는 최 씨 모녀가 모습을 드러내면 확실하게 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미텐 지역에서 거주했던 비덱 타우누스 호텔(사진 위)과 단독 주택을 최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중개업자 독일인 E 씨는 호텔과 단독 주택을 2주 전에 팔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매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미텐 지역에서 거주했던 비덱 타우누스 호텔(사진 위)과 단독 주택을 최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중개업자 독일인 E 씨는 "호텔과 단독 주택을 2주 전에 팔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매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 씨 모녀가 종적을 감추면서 취재는 더욱더 어려워졌다. 과연 이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취재진은 거듭되는 막막함에 다시 주민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최 씨가 호텔과 주택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내 취재진들의 계속된 취재에 최 씨 모녀가 부동산 처분에 나선 것이다. 현지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호텔은 약 20억 원대이며, 주택은 약 5억 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오후 취재진은 최 씨 모녀가 부동산 처리를 의뢰한 독인 현지인 부동산 중개업자 관계자 E 씨를 만났다. E 씨는 취재진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호텔과 단독 주택을 2주 전에 팔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매매를 진행 중이며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최 씨가 매물로 내놓은 것은 두 건이다.

취재진은 최 씨가 직접 연락했는지를 묻자 E 씨는 "처음에 독일 남성과 한국인 여러 명이 부동산을 팔겠다며 찾아왔다. 매매와 관련한 문서를 작성했고, 지금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다음 주에 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했다. 독일인 남성이 누군지 묻자 "서류에는 이름이 다 있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호텔 지배인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씨가 급히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E 씨에게 새 주택 구매를 문의했는지 묻자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E 씨의 반응으로 볼 때 최 씨 등이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 위해 문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게 또 최 씨 모녀는 흔적을 지우고 있었다.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최 씨 모녀가 자주 갔다는 승마용품점과 그를 돕는 한국인 여성의 존재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 최 씨 모녀는 곳곳에 흔적을 남겼고, 취재진의 흔적 찾기는 계속됐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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