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태블릿 쓸 줄 몰라" 의혹 전면부인…그런데 셀카는?
  • 서민지 기자
  • 입력: 2016.10.27 08:23 / 수정: 2016.10.27 15:06

비선실세 의혹에 휩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26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세계일보 제공
비선실세 의혹에 휩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26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세계일보 제공

[더팩트 | 서민지 기자] "태블릿PC를 쓸 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 수사해달라."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가 체류 중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서 국내 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대한민국 온통 뒤흔들고 있는 국정농단 의혹의 실체가 밝혀진 태블릿PC 존재에 대해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26일(현지시각) 오후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그동안 세간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했다. 특히 '태블릿PC 사용'과 '인사청탁 개입' 문제 등에 있어서 기존에 보도된 내용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아 파장이 예상된다.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연설문 유출 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다. 대통령이 훌륭한 분이고, 나라만 위하는 분인데, 그런 분에게 심적으로 물의를 끼쳐드려 사과 드리고 싶다. 정말 잘못된 일이다. 죄송하다"고 일부 인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 씨가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세계일보 온라인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 씨가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세계일보 온라인 갈무리

그러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받았지만 민간인이어서 국가기밀이나 국가기록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대통령의 보고서를 매일 봤다는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된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지칭하는 듯)이다. 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협박도 하고 5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는 청와대 자료 유출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께 마음의 상처를 주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세계일보 제공
최순실 씨는 "청와대 자료 유출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께 마음의 상처를 주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세계일보 제공

또한 발견된 '태블릿 PC'에 대해서도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 제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부인하며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태블릿 PC에는 그동안 청와대 측과 주고 받은 연설문 내용과 인사개입, 외교 현안 등에 관한 광범위한 내용이 파일로 저장돼 있어 '국정농단'의 결정적 자료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 씨가 이 태블릿PC 소유를 부인함에 따라 누가 이 태블릿PC를 소유했고, 청와대 기밀사항을 문서로 주고받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명의자와 실제 소유자가 달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 태블릿PC에는 최순실 씨로 보이는 셀카가 담겨 있어 최씨 주장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최순실 씨의 인터뷰는 전날(26일) JTBC 방송과 배치되는 내용이 상당부분이다. JTBC는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를 직접 사용한 정황들을 포착해 "한 장은 최 씨가 자신을 직접 찍은 셀카고, 다른 한 장은 V자 표시를 하고 누군가 찍어준 사진"이라고 공개했다.

JTBC 취재팀이 비슷하게 생긴 다른 인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에게 비교분석을 의뢰했고, "결과는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다, 다시 말해 동일 인물로 결론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JTBC는 태블릿PC와 관련한 26일 보도에서 태블릿PC의 명의를 확인한 결과 김한수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SNS 홍보를 담당했고, 이후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 뉴미디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김 행정관이 대선 캠프 시절 쓰던 태블릿PC를 청와대 입성 전에 최 씨에게 준 것 아니냐는 추론도 가능하다.

최 씨는 또 안종범 경제수석,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윤전추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 인사 청탁 등 '인사개입 의혹'도 부인했다.

최순실 씨는 "안 수석의 얼굴을 알지도 못한다. 김 차관의 경우 저와 연결하려는 '그림'인 것 같다"고 했으며, "(윤 행정관은) 나이와 연배도 달라 내가 전혀 추천이나 인사 청탁은 없었다. 전부 저를 엮는데, 사람이 살다보면 이렇게 알고 저렇게 알고 연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거주한 프랑크푸르트 북서쪽 슈미텐에 있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 최 씨가 실소유주다./프랑크푸르트=이효균 기자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거주한 프랑크푸르트 북서쪽 슈미텐에 있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 최 씨가 실소유주다./프랑크푸르트=이효균 기자

최순실 씨는 현재 '독일 생활'에 대해 "저는 오늘도 약을 먹고 죽을 수 있다.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 너무 지쳤다. 여기와서 살고자 했는데 기자들이 우리를 범죄좌로 만들어놨다"고 언급했다.

'국내 입국' 주장에도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안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 특히 딸아이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어 두고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JTBC는 26일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에 저장돼 있던 접 찍은 듯한 이른바 셀카 사진을 공개했다./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는 26일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에 저장돼 있던 접 찍은 듯한 이른바 '셀카' 사진을 공개했다./JTBC 방송화면 갈무리

윤 행정관의 인사청탁과 관련해 "나이와 연배도 달라 내가 전혀 추천이나 인사 청탁은 없었다"고 했지만, TV조선은 지난 25일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 해외 순방 한 달 전에 미리 일정표를 받아 대통령이 입을 옷을 직접 고르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헬스트레이너로 화제를 모았던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최씨를 도와 의상 업무를 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윤 행정관은 최순실 씨에게 서류를 보여주거나 옷을 직접 펼쳐 보였고 최순실 씨가 준 운동화를 살펴보기도 했다. 청와대 최연소로 3급 행정관이 된 윤 행정관은 헬스트레이너 출신으로 청와대 발탁 당시 최순실 씨의 인사청탁 의혹이 불거진 인물이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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