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獨 호텔 재개장 주민 초청 파티…슈미텐 시장도 참석
입력: 2016.10.25 10:49 / 수정: 2016.10.26 07:02

최순실 씨가 지난 6월 말 실제로 소유한 독일 슈미텐의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서 시장과 지역 주민을 초대해 재개장 파티를 가진 것으로 지역 신문이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최순실 씨가 지난 6월 말 실제로 소유한 독일 슈미텐의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서 시장과 지역 주민을 초대해 재개장 파티를 가진 것으로 지역 신문이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더팩트ㅣ프랑크푸르트(독일)=이철영·이효균 기자] "한국인들이 호텔을 재개장한다며 초청장을 보냈다. 주민들 대부분이 초청됐고, 저도 그 자리에 참석했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 씨가 지난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슈미텐에서 구입한 비덱 타우누스 호텔 재개장 시 다수의 주민들을 초청해 파티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최 씨가 이웃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는 것과는 다른 내용으로 파티에 참석했던 이웃 주민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슈미텐 지역신문은 비덱 타우누스 호텔 재개장과 비덱이라는 회사에 관해 개장 두 달 후인 지난 8월 24일 호텔과 관련한 종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미텐 지역지 누리집 갈무리
슈미텐 지역신문은 비덱 타우누스 호텔 재개장과 비덱이라는 회사에 관해 개장 두 달 후인 지난 8월 24일 호텔과 관련한 종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미텐 지역지 누리집 갈무리

<더팩트> 취재진은 22~24일(현지 시각) 슈미텐에서 종적을 감춘 최 씨와 그의 딸 정유라(20) 씨의 행방을 취재하던 중 주민들로부터 재개장 파티 사실을 확인했다. 이 호텔은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독일 회사 '비덱 스포츠'를 통해 사들인 곳으로 파티를 통해 주민들에게 재개장 사실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호텔 운영을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 모녀가 비덱 호텔과 인근 주택 등에서 그동안 생활해 온 사실은 취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또 일부 국내 언론에선 최 씨가 호텔을 운영하지 않았고, 주민들과의 교류도 없었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지난 6월 23일로 알려진 비덱 호텔 재개장 시기 역시 호텔 홈페이지에서는 이보다 열흘 앞선 13일로 기재돼 있다.

호텔 인근에 거주하는 한 독일인 여성은 지난 6월 말에 호텔을 재개장 했고 호텔 측에서 재개장 기념 파티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호텔 인근에 거주하는 한 독일인 여성은 "지난 6월 말에 호텔을 재개장 했고 호텔 측에서 재개장 기념 파티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비덱 호텔 인근에 거주하는 한 독일인 여성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난 6월 말에 호텔을 재개장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호텔 측에서 재개장 기념 파티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자리에서 승마를 한다는 여자와 남자아이 그리고 할머니 등 많은 한국인을 보았다. 대부분은 독일어나 영어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호텔 인근의 다른 주민들도 재개장 초청장을 받았다고 했다. 최 씨가 소유한 호텔은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최 씨 등이 호텔 재개장에 주민들을 초청한 것은 슈미텐 지역이 도시가 아닌 작은 시골 마을 이라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취재진과 만난 주민들은 작은 호텔이지만 관광객이 온다는 점에서 재개장을 환영할 만한 일로 보았기 때문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호텔 재개장에 참석했던 또 다른 주민을 만났다. 30대의 이 여성은 "호텔 재개장 파티에 참석했는데 매우 조촐하게 진행됐다"면서 "음식도 별다른 것 없이 핑거푸드가 전부였다. 레스토랑은 전혀 운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여성 역시 호텔에서 정 씨와 남자 아이 그리고 최 씨를 보았다고 했다. 그는 "젊은 여성은 갈색 머리였고 매우 길었다. 남자아이는 1살을 조금 넘긴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최 씨 등은 호텔 재개장에 초청된 주민과 일부 먼 거리에 온 이들에게 숙박도 제공했다고 한다. 당시 파티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동생 가족이 왔었는데 그 호텔에서 잠을 잤다. 여러 명이 파티 후 호텔에서 제공하는 숙박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최순실 씨가 실제로 소유한 호텔의 재개장 행사에 참석한 30대의 한 여성은 호텔 재개장 파티는 조촐한 분위기에 음식도 핑거푸드가 전부였다. 레스토랑은 전혀 운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최순실 씨가 실제로 소유한 호텔의 재개장 행사에 참석한 30대의 한 여성은 "호텔 재개장 파티는 조촐한 분위기에 음식도 핑거푸드가 전부였다. 레스토랑은 전혀 운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80대의 한 할머니도 당시 호텔 재개장 파티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 파티에 관련한 초청장이 와서 갔었다. 당시 행사에는 슈미텐 시장도 참석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최 씨 호텔 재개장에 마르쿠스 킨켈(Marcus Kinkel) 슈미텐 시장이 직접 방문한 것도 시 관계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더팩트> 취재진은 24일 오전 시청 관계자와 통화에서 킨캘 시장이 비덱 호텔 재개장 당시 참석 여부를 물었다. 시 관계자는 "킨캘 시장이 당시 비덱 타우누스 호텔 재개장 행사에 참석했다"고 확인해 줬다.

"시장이 호텔 재개장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경위가 무엇이냐"고 취재진이 묻자 그는 "호텔 측에서 초청장이 왔었다. 그래서 킨켈 시장이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며 특별한 관계 등은 없었다고 했다.

비덱 호텔 재개장과 관련한 내용은 슈미텐 지역 신문에도 소개됐다. 슈미텐 지역 신문도 비덱 호텔 재개장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개장 이후인 8월 24일 보도에서다.

지역 신문 보도에서도 킨켈 시장이 참석한 사실이 확인된다. 특히 호텔과 관련해 한국인 여성 A 씨가 호텔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기사의 내용을 보면 '호텔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미 6월 13일에 개장을 했다. 호텔 레스토랑 메뉴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나 A 씨에 의하면 모든 상황은 천천히 준비할 것이기 때문에 직원도 아직 적은 인원만 있다고 했다. 이전 주인 브렌델 씨가 호텔을 운영할 당시에는 본인이 직접 요리 및 제빵을 하고 직원들과 함께 손님을 돌봤다'고 했다.

이어 '개장파티 당일 이웃 주민들과 함께 초대된 시장 킨켈은 호텔이 카페와 함께 운영되는 것을 장점이라 꼽았다. 하지만 사전 예약 없이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커피 서비스만 제공되며 호텔 투숙객 혹은 사전 예약고객에만 아침 뷔페와 같은 식사를 제공할 것이라 A 씨는 얘기했다.

최순실 씨가 지난 6월 말 재개장 파티를 연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미텐의 비덱 타우누스 호텔.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최순실 씨가 지난 6월 말 재개장 파티를 연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미텐의 비덱 타우누스 호텔. /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취재진이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씨 등은 국내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6~8월 사이 주민들과 나쁘지 않은 사이를 유지했다. 그러다 9월 이후 정 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관리 특혜가 도마에 오르면서 주민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잠적을 모색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최 씨 모녀 등은 호텔과 인근 주택에서 종적을 감췄다. 주민들 역시 왜 갑자기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지 궁금해 했다. 주민들은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시 호텔이 개장 됐으면 좋겠다"며 최 씨 등이 돌아오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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