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주치의 "진단서 변경 안 해, 적절 치료받았다면 달랐다"
입력: 2016.10.11 12:12 / 수정: 2016.10.11 13:53

고 백남기씨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1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망의 종류에 대해 병사로 기록한 뜻을 굽히지 않으며 환자가 받아야 할 적절한 치료 받고도 사망에 이르렀다면 진단서 내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국회=배정한 기자
고 백남기씨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1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망의 종류에 대해 '병사'로 기록한 뜻을 굽히지 않으며 "환자가 받아야 할 적절한 치료 받고도 사망에 이르렀다면 진단서 내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고 백남기씨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11일 사망의 종류에 대해 '병사'로 기록한 뜻을 굽히지 않으며 "만약 환자가 받아야 할 적절한 치료 받고도 사망에 이르렀다면 아마 진단서 내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서울대학교 병원 등을 상대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학적 소견 자료를 설명한 뒤 "고 백남기 환자분은 급성신부전증 합병증인 고칼륨혈증에 의해, 꼭 받아야할 치료를 받지 못해 심장정지가 왔으며 이런 이유로 직접적 사망원인으로 심폐정지,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술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백 교수는 "사망진단서 작성은 고 백남기 환자의 주치의에게 맡겨진 신성한 책임과 의무이자 권리"라면서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말들, 하지도 않았는데 버젓히 했다고 활자로 나오는 말들에 개인적으로 커다란 무력감 느끼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고 백남기 환자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앞서 백 교수는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이 '잘못이 많이 지적되고, 유족도 사망진단서 수정을 요구하는데 사인을 변경할 생각이 없는가'라고 묻자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유족의 반대에도 연명치료를 진행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보호자 분께 연명의료 계획서 요청을 처음부터 했던 것이 아니라, 체외투석을 할 것을 권유했다. 치료가 필요한데 보호자가 하지 않겠다고 해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증빙 자료를 얻기 위해 연명계획서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백선하 교수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밝힌 '성명서' 전문이다.

존엄한 죽음과 연명치료 거부에 대한 주치의생각은 본 사안 본질과는 다른 철학적 법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 백남기 환자분의 사망진단서 작성은 말씀드렸듯 지난 317일 동안 치료를 맡아온 주치의로서 제 스스로의 의학적 판단에 의해 내려진 것입니다. 고 백남기 환자는 외부충격으로 인한 급성경막하 출혈로 응급실에 오셨으며, 의사인 저는 환자분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응급수술 시행했으며, 사망하시기 직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치료하였습니다.

고 백남기 환자분은 급성신부전증 합병증인 고칼륨혈증에 의해, 꼭 받아야할 치료를 받지 못해 심장정지가 왔으며 이런 이유로 직접적 사망원인으로 심폐정지, 선행사의는 급성신부전, 원사인으로 급성경막하출혈로 기술했고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술했습니다. 만약 환자가 받아야 할 적절한 치료 받고도 사망에 이르렀다면 아마 진단서 내용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저는 고 백남기 환자분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에 깊은 좌절감 느끼며 직접적으로 급성신부전증 고칼륨혈증의 적절한 치료인 체외투석을 권하지 않았던 유가족들의 심경도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마음의 고통을 겪고 계신 유가족들을 비난하거나 탓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사망진단서 작성은 고 백남기 환자의 주치의에게 맡겨진 신성한 책임과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지난 317일간 진료 중 일부만 진료에 참고했던 전공의, 사망 후 2주되지가 되지 않았는데 전혀 의료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인은 환자의 입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주치의 만큼 알지 못합니다.

저는 백남기 환자 수술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고인의 사망진단서에 소신껏 담아 작성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말들, 하지도 않았는데 버젓히 했다고 활자로 나오는 말들에 개인적으로 커다란 무력감 느끼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고 백남기 환자분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난 317일 동안 고 백남기 환자 주치의로서 환자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으나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편히 영면하시길 바라며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mj7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