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은 뒤 사경을 헤매다 숨진 고 백남기 농민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의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여당은 경찰 제도 문제 등을 언급하며 논란이 되는 사안은 피했다.
국회 안행위는 6일 오전 국회에서 경찰청의 국정감사를 열었다. 첫 질의에 나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후 여야 의원들과 함께라도 좋으니 (고 백남기 농민) 조문을 가주셨으면 좋겠다. 고려해보겠느냐"고 물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여야 의원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면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이 청장은 모두발언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를 표했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은 "백 씨가 경찰의 물대포 때문에 숨졌기 때문에 경찰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경찰의 물대포로 숨졌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면서도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현 더민주 의원은 "백 씨 유족이 왜 부검을 반대하는 거로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 청장은 "아버님의 신체에 손상이 가해지길 바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백 의원은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유족은) 이 사건이 조작될까 봐 경찰을 불신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행위 야당 간사인 박남춘 더민주 의원은 경찰 고위 간부 자제들의 의경 복무 현황에 관해 캐물었다. 그는 "일반 국민은 의경에 가고 싶어도 6%의 확률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총경 이상 자제는 54% 이상 근무하고 있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나"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국민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경 선발을) 추첨으로 한다"며 공정성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저희 의원실에 들어온 제보들이 있다. 전직 인사병 출신이 고발했다. 앞으로 감사원에 경찰청 감사를 청구하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청장은 "일단 자체적으로 확인하겠다"고 했으나, 박 의원은 "(자체 확인은) 신뢰하기 어렵다. 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이 청장이 취임사에서 "정부가 바뀌면 (직을) 내려놓는 게 도리"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경찰이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청장은 "제 일부 표현이 적절치 않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 의원은 우 수석 의들의 보직 특혜 의혹에 관해 캐물었다. 최근 우 수석 아들의 특혜 채용에 대해 서울경찰청 차장부속실장 백승석 경위가 "우 수석 아들이 코너링이 좋아서 이례적으로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 뽑았다"는 발언과 관련해 "청장이 차장이라면 코너링을 잘하는 운전병을 쓰겠느냐"고 물었다.
이 청장은 "표현상의 문제로 세간 화제가 되는데 운전병은 기본적으로 운전 실력을 중요시한다"면서 "젊은이 중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없기에 차를 타면 불안하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을 뽑았다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