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취임 100일' 박지원, '2개월짜리' 후임자 '암중모색'
입력: 2016.10.06 05:00 / 수정: 2016.10.06 07:45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박 위원장은 오는 7일 당헌당규 제·개정이 마무리되면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남윤호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박 위원장은 오는 7일 당헌당규 제·개정이 마무리되면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6일 취임 100일을 맞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당초 영입하려던 외부 인사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내부 인사로 시선을 돌렸지만, '인재난'으로 이렇다 할 후보를 꼽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날 오전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선 박지원 위원장의 뒤를 이을 차기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논의가 있었다. 당헌당규 제·개정이 마무리되면 비대위원장 직을 내려놓겠다는 박 위원장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외부 일정 상 자리를 비운 박 위원장 대신 의총에서 사회권을 넘겨받은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에 따르면 몇몇 의원들은 차기 비대위원장 선출은 '치열한 토론을 벌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취재진에 '재선일지'를 배포, "도대체 우리당이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박 위원장은 '내게 맡겨달라"고만 이야기했고, 민주적 공당을 표방하는 21세기 당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결정을 내야하는데, 전당대회를 언제쯤 할 것인지, 차기 비대위원장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선출할 것인지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으면 좋겠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서 오는 9일 저녁 또는 12일, 13일 가운데 날짜를 정해서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차기 후임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국민의당은 오는 9일 저녁이나 12일, 13일 중 전체 의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칠 계획이다./임영무 기자
박 위원장은 차기 후임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국민의당은 오는 9일 저녁이나 12일, 13일 중 전체 의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칠 계획이다./임영무 기자

박 위원장은 당초 8월 말께 당헌당규 제·개정이 마무리되면 물러날 계획이었지만, 당대표 선출의 전당원 투표제 도입, 대선 후보 경선룰을 놓고 이견이 나오는 등 제·개정이 미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위원장 사퇴도 지체됐다. 박 위원장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원내사령탑으로 정기국회를 마무리한 뒤 당대표 선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차기 비대위원장은 7일 비대위에서 당헌당규 제·개정안을 의결한 후 다음 주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 비대위원장은 12월 말께 예정된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 2개월여 동안 안정적으로 당을 관리하면서도, 침체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임무를 지게 된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는 호남 중진 의원인 박주선(광주 동남을) 국회부의장과 주승용(4선·전남 여수을) 조배숙(4선·전북 익산을) 비대위원, 김동철 의원 등이 있다. 그러나 박 부의장은 건강 상의 문제 등으로, 주 비대위원은 차기 원내대표 도전을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비대위원과 김 의원이 유력하지만, 당 안팎에선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을 경우 '투톱'이 호남 중진 조합이 되면서 '호남당'이미지가 강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때문에 당 일각에선 '초선 비례대표 카드'로 신용현 의원과 이상돈 의원이 거론되기도 한다. 신 의원은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이 의원의 경우 초선이지만 한나라당 비대위원과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의 정치쇄신특위원도 지내는 등 정치적 경험이 충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6일 박 위원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국감 중임을 감안해 생략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한달 기자 간담회을 갖고 있는 박 위원장./ 임영무 기자
6일 박 위원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국감 중임을 감안해 생략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한달 기자 간담회을 갖고 있는 박 위원장./ 임영무 기자

당내 '인재난'을 겪으면서 정대철 상임고문까지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설왕설래하지만 그건 아니다. 특정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그동안 실패했던 외부 인사 영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 위원장도 여러 차례 "당 외부에서 오실만한 분을 접촉했지만,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당 내부에서 논의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박 위원장은 국감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생략하기로 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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