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주 지진'에 부실하게 대응한 기상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30일 국회 환노위 회의실에서 열린 기상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기상청이 할머니 무릎팍보다 못해 '오보청'이라는 말을 아느냐"고 기상청을 나무랐다.
강 의원은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응에 허점을 노출한 것을 언급하면서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고윤화 청장에게 주문했다.
발언권을 넘겨받은 고 청장은 "큰 규모의 지진을 경험하지 못하다 보니 시스템적으로…"라고 발언하고 있는 도중, 강 의원은 "변명하지 마세요! 그런 전제를 달지 말고! 진정성이 없는 사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기상청의 '황당 지진매뉴얼'과 관련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고 청장이 2013년 9월 취임 이후 지진매뉴얼이 모두 3차례 수정됐다"며 "그런데 '황당 지진매뉴얼'이다. (심야에 지진이 나면) 심야시간에 보고하지 말고 아침에 보고하라는 내용은 황당한 문구가 있다. 5분만 들여봐도 알 수 있는 것을 기상청의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부끄럽지 않냐"고 질책했다.
기상청의 국가지진센터 운영매뉴얼에 기상청장과 차장에게는 '심야시간에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가능하면 다음 날 아침에 전화 보고하라'는 황당한 문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산 바 있다.
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고 청장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라"고 했으나, 고 청장은 "말씀드리면 변명이라고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