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감금' 김영우, 국감 참석도 '당 허락' 필요해?
입력: 2016.09.27 16:12 / 수정: 2016.09.27 16:34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국감 보이콧 방침을 깨고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새누리당 김영우(왼쪽) 국회 국방위원장 설득을 위해 김무성 전 대표가 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국감 보이콧 방침을 깨고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새누리당 김영우(왼쪽) 국회 국방위원장 설득을 위해 김무성 전 대표가 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제가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 있다. 안타깝다. 이래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보이콧 방침과 달리 27일 국정감사 참석을 선언한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사실상 '감금'돼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4일 야당 단독으로 '김재수 농축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가결한 데 대해 정세균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 위반을 제기하고 사퇴 촉구와 국감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현재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만 국감을 진행 중이다.

국감 파행 이틀째인 이날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소속 국방위원들과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위해 분투하는 모든 의원들께는 매우 송구하지만, 제가 생각해왔던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국회는 상임위 위주로 운영돼야 하고, 각 위원회의 국감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동해상에서 추락한 해군 해상작전헬기 추락사고를 언급하면서 "특히 저는 국방위원장"이라며 "저는 그저 제 양심과 소신이 시키는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국감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에 관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초선 때 처음 국회에 들어오면서 정치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은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왔다"며 "저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저의 소영웅주의가 아니고 거창한 이념이나 시대정신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예정된 가운데 참석 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김영우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지도부에게 발목을 잡히며 참석하지 못해 감사가 취소됐다./용산=남윤호 기자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예정된 가운데 참석 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김영우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지도부에게 발목을 잡히며 참석하지 못해 감사가 취소됐다./용산=남윤호 기자

김 위원장의 국감 참여 선언으로 새누리당은 발칵 뒤집혔다. 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설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모든 의원들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후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일부 비박계 의원들이 국방위원장실을 찾아 국감 참여 의사를 철회하라고 설득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김 위원장은 서울 용산구에서 열리는 국방위 국감의 오후 일정에 참석하지 못한 채 국회에 발이 묶였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김 위원장의 국감 출석을 막기 위해 국방위원장실을 봉쇄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1시 57분께 문자메시지를 통해 "제가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 있다. 안타깝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알렸다.

긴 설득 작업 끝에 오후 3시 5분께 국방위원장실의 문이 열렸다.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상기된 표정을 지은 김 위원장은 "국방위원회는 열려야 된다는 게 제 소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얼어붙은 정국에 '의회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김 위원장은 '국방과 안보'를 택했지만, 새누리당은 '당론'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쟁 때문에 '국방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상 운영하겠다'는 국방위원장의 국감 참석은 당의 허락까지 필요한가에 국민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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