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어프로치] 軍 '성범죄 급증', '국뻥부' 오명 언제 벗나
입력: 2016.09.22 05:34 / 수정: 2016.09.22 05:34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최근 국방부와 군사법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성범죄가 최근 5년간 급증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더팩트 DB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최근 국방부와 군사법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성범죄가 최근 5년간 급증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더팩트 DB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최근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성폭행 사건'에 대한 뉴스가 나오자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내 가족이 당했으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말이다.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흉악범죄나 강력범죄 모두 피해자가 겪을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크겠지만, 대개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수치심과 모욕감을 동반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범죄는 비단 민간에서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지난 1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이 국방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2년~2016년 5월) 군 성범죄는 2411건에 달한다. 2012년 386건에서 2015년 639건으로 무려 66%가 늘었다. 여기서 문제는 2411건 가운데 1487건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발생한 성범죄다. 2012년 274건에서 지난해 409건으로 급증했다.

그뿐만 아니라 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같은 기간 동안 2.5배 늘었다. 여군 및 여군무원이 피해자인 사건은 2012년 41건에서 지난해 말 105건으로 급증했다(19일 무소속 서영교 의원 발표). 또, 최근 5년간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는 모두 250건(20일 박혜련 더민주 의원 발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책임지는 군에서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군도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었다.

2013년과 2014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도 군 성범죄가 도마 위에 올랐고, 당시 국방부 장관들은 대책을 마련하고 엄격한 수사를 약속했었다. 사진은 지난 3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관계자들./더팩트 DB
2013년과 2014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도 군 성범죄가 도마 위에 올랐고, 당시 국방부 장관들은 대책을 마련하고 엄격한 수사를 약속했었다. 사진은 지난 3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관계자들./더팩트 DB

2년 전인 2013년 국방부 국정감사 때도 군 성범죄가 도마에 올랐다. 당시 김관진(현 국가안보실장) 국방장관 역시 성범죄를 엄단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9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당시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의원 등 여야 법사위원들은 군 성범죄와 여군 대상 성범죄가 과거보다 늘어났다고 질타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엄격한 수사와 대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의 홈페이지에 병영문화혁신 추진사항으로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 강력 추진으로 양성이 평등한 조직문화 조성'과 7대 정책기조로 '국민존중의 국방정책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말이 무색하게 군 성범죄는 군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군은 성범죄에 뒷짐만 졌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가뜩이나 방산비리 등으로 국민에게 '국뻥부'라는 오명을 쓰고 신뢰가 바닥을 친 국방부가 또다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고 명예로워야 하는 군으로서는 창피한 일이다. 물론, 일선에서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군인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언제나 일부가 문제이다.

일부의 일탈이지만 군 성범죄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치 동영상을 연속으로 재생하는 것처럼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국방부 장관은 "대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과연 군은 언제쯤 일부로부터 듣는 '국뻥부'란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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