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정운찬 구애 경쟁' 朴 "혜안 있는 분" 安 "지향점 유사"
입력: 2016.09.08 05:00 / 수정: 2016.09.08 23:08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토론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영선 더민주 의원의 정운찬 전 총리와의 접점 찾기 경쟁이 벌어졌다. 사진은 토론회에 참석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정 전 총리, 안 전 대표,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왼쪽부터 차례대로)./국회=서민지 기자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토론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영선 더민주 의원의 정운찬 전 총리와의 접점 찾기 경쟁이 벌어졌다. 사진은 토론회에 참석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정 전 총리, 안 전 대표,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왼쪽부터 차례대로)./국회=서민지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총선 후에도 야권의 '정운찬 전 총리 모시기' 경쟁은 계속됐다. 내년 대선에서 경제가 '핫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제 아이콘'인 정 전 총리 모시기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정운찬과 접점'을 경쟁적으로 밝혔다.

정 전 총리와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토론회에서 총선 이후 처음 만났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창당 당시 정 전 총리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정 전 총리는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안 전 대표에게 "독일에 잘 다녀왔느냐. 거기서 '동물원' 발언을 하셨다고 하던데"라고 안부차 근황을 물었다. 안 전 대표가 독일에 다녀와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판한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안 전 대표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더라.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넘어가는 현상을 느꼈고, 그런데 그 부분이 우리가 제일 약하지 않느냐.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독일 방문 후기'와 경제 이야기를 길게 풀어놓았다. 정 전 총리는 그저 '허허' 웃으며 안 전 대표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안 전 대표(왼쪽 세 번째)는 이날 정 전 총리(왼쪽 두 번째)에게 정권교체를 하려면 지도도 필요하고, 나침반도 있어야 한다. 정 전 총리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국회=서민지 기자
안 전 대표(왼쪽 세 번째)는 이날 정 전 총리(왼쪽 두 번째)에게 "정권교체를 하려면 지도도 필요하고, 나침반도 있어야 한다. 정 전 총리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국회=서민지 기자

이어지는 축사에서 안 전 대표는 또다시 '독일 방문기'와 '경제 이야기'를 꺼내며 정 전 총리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정 전 총리가 쓴 칼럼의 한 소절을 읽으며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정 전 총리와 '접점'을 강조하며, "정 전 총리의 동반성장과 국민의당의 공정성장은 함께하는 부분들이 많다. 동반성장과 공정성장이 함께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예전부터 공정성장과 동반성장의 여러 가지 지향점이 유사하단 말을 계속했다. 국민의당에서도 그런 동반성장에 포함된 좋은 정책들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직접 (정 전 총리에게) 드린 바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동반성장과 공정성장의 접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라며 계속해서 러브콜 할 것을 시사했다.

평소 정 전 총리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박 의원은 국민의당 토론회인 데도 오래도록 자리를 채웠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도 끝나기 직전 다시 한 번 토론회에 들러 정 전 총리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갈 정도였다. 그런 박 의원을 정 전 총리는 "100년 만이다. 국민의당인데 어째 오셨나. 참, 여기 더민주인 줄 알았다"고 농담을 건네며 반갑게 맞았다.

박 의원은 토론회에서 "개인적으로 2015년 12월 정 전 총리와 안 전 대표의 '중매인'으로서 서초동에서 식사하며 토론회를 하자고 약속었던 게 기억난다. 그 약속을 오늘 지키는 것으로 갈무리하겠다"고 본인이 정 전 총리와 안 전 대표의 '중매자'임을 내세웠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정 전 총리와 안 전 대표의 중매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은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토론회에 참석한 박 의원(오른쪽 두 번째)./국회=서민지 기자
박영선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정 전 총리와 안 전 대표의 '중매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은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토론회에 참석한 박 의원(오른쪽 두 번째)./국회=서민지 기자

박 의원은 축사에서 "한진해운 사태로 수출로 먹고사는 기업들이 울고, 물류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대우조선 사태로 근로자들이 울고 지금 구조조정으로 온 나라가 난리"라면서 "이렇게 경제적 위기가 엄습해오는 어둠의 그림자 속에서 경제에 혜안이 있는 분들의 리더십이 굉장히 그리운 시절을 맞고 있다"고 정 전 총리를 띄웠다.

박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했을 때 본인의 거취에 대해 고민을 했고, 결국 더민주 잔류를 결정했다. 그 당시 박 의원은 "새 경제를 위한 정치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정 전 총리를 정치권으로 모셔와야 한다"고 정 전 총리의 정치권 합류를 거듭 요청한 바 있다.

이런 두 사람의 '구애'에 정 전 총리는 단호한 답을 내놓았다. 정 전 총리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이 '(안 전 대표가) 공정성장과 동반성장의 접점을 찾겠다고 했다. 공감하는 부분이 있느냐'고 묻자, "이미 신문에서 다 말한 내용"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안 전 대표가 같이 해보자고 했는데'라고 묻자, "뭘 같이 하느냐"면서 "국민의당 입당을 말하는 거냐. 저는 정의당이나 더민주에도 가서 강의 했다. 제가 여기 왔다고 해서 어느 당에 가입한다는 기대는 하지 마시라"고 더민주도 국민의당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정권교체에 대한 역할'에 대해 "내 생에 궁극적인 목적은 '동반성장 사회건설'이다. 될 수 있으면 빨리 앞당겨 보려 하는데, 무엇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했으며, '직접 대권에 출마할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엔 "자꾸 어려운 질문을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대권을 눈 앞에 둔 정 전 총리가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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