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은 대통령" 이정현 국회 연설, 野 "유체이탈" 혹평
입력: 2016.09.05 13:49 / 수정: 2016.09.05 13:49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국회=배정한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5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국회 연설에 대해 야권은 "청와대 홍보수석 수준의 유체이탈 대표 연설"이라며 혹평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지난 8·9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후 첫 교섭단체 연설에 나섰다. 연설 초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을 강조한 이 대표는 종반에 이르자 야당을 성토하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협조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정부 들어와 정부조직법 개정 발목잡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사실상 대선불복 형태의 국정 반대, 국가 원수에 대한 막말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라며 "이제 대선 불복의 나쁜 관행을 멈춥시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가 안위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로 법안과 예산을 국회에 호소할 때, 야당의원 여러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화끈하게 한 번 도와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때 야당이 해주길 바라는 만큼만 진심으로 진정성 있게 도와주십시오. 새누리당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가치를 확실하게 지키겠습니다. 저 이정현 당 대표가 목숨 걸고 앞장서 지키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연설 후 새누리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찾은 이정현 대표./배정한 기자
연설 후 새누리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찾은 이정현 대표./배정한 기자

이 대표의 연설 직후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아직도 자신이 청와대 홍보수석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평소에 의회와 민생에 대한 생각을 전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의아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가 국회와 야당을 성토하는 데에만 열을 올린 이유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국정 실패를 가리기 위해서일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우병우 수석의 잇따른 검증 실패와 부적격 장관 후보자들의 묻지마 임명 강행, 박근혜 정부의 도덕성 추락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자신들의 실정은 보지 못하고 야당 탓, 국회의장 탓하는 게 '이정현 대표'표 정치개혁인가? 지금 여당 대표가 답해야할 것은 정부여당의 통렬한 반성과 근본적 변화임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도 "불과 지난주 금요일까지 새누리당의 국회 파행 행위가 수차례 있었고 청와대의 의회민주주의를 무시한 행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와 국회의원들에게만 화살을 돌려 모든 책임을 묻고 현실을 인식하지 않는 이정현 대표의 낯 뜨거운 연설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을 연상시킬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정현 대표가 교섭단체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인사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이정현 대표가 교섭단체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인사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손 대변인은 "삼권분립에 의해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회 제1당의 대표이다. 이 대표의 연설에는 어떻게 정부를 견제하고 국감을 잘 할지를 언급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치혁명'의 가장 중요한 대상인 대통령에 대한 고언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더군다나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국민과 야당을 '대선 불복 행태'로 규정한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 대표에게 묻고 싶다. 아직도 박근혜 대통령의 홍보수석을 벗어나지 못한 것인가?"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 대표에 이어 6일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7일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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