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조윤선 후보자와 나경원 의원, 미모 대결 승자는?
입력: 2016.09.03 05:00 / 수정: 2016.09.02 22:23
여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막말, 고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 조 후보자./문병희 기자
여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막말, 고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 조 후보자./문병희 기자

이번 주 여의도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1일 문을 연 20대 정기국회 첫날부터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국회가 파행됐습니다. 2일 오후 극적으로 본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가 막말을 주고받으며 '봉숭아학당'을 연상케 했습니다. <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의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국회를 출입하고 있는 이철영·임영무·오경희·신진환·서민지 기자가 참석했고, 명재곤 부국장과 박종권 편집위원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가십 모음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여야가 9월 정기국회 첫날(1일)부터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 문제로 충돌하며 파행을 빚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의 개회사 중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와 사드 배치 반대, 고위공직자 비리 전담 특별 수사기관 설치 발언 등은 문제가 있다며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했습니다. 여당은 정 의장의 "중립 위반"을 지적하며 사퇴까지 언급했습니다.

-그 때문에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가 목전 앞에서 무산됐지요. 그러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 의장이 2일 오후 박주선 국민의당 국회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기면서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달 31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가 막말과 삿대질을 해가며 격렬한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번 주 '살벌했던' 여의도 국회 현장으로 들어가 볼까요?

◆ 사상 초유 與 의사일정 보이콧…뒤바뀐 여야?

새누리당은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에서 중립 위반을 했다며 집단 퇴장했다. 사진은 지난 1일 정 의장에서 항의하는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이새롬 기자
새누리당은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에서 '중립 위반'을 했다며 집단 퇴장했다. 사진은 지난 1일 정 의장에서 항의하는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이새롬 기자

-1일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해 집단으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국회가 다시 얼어붙었는데요, 당시 현장은 어땠나요?

-같은 날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정 의장이 개회를 선언한 뒤 잠시 정회하고 20대 국회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여야는 사진 촬영을 마친 다음 청문회 안건 등을 처리하려고 했지요. 몇몇 기자들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본회의장 안에서 고성이 들렸고, 얼마 안 돼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렇군요. 여야의 대치는 본회의 전날에도 있었죠?

-네. 국회 파행의 원인 중 하나는 국회 교문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교문위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화가 열었습니다. 하지만 여당이 약 1시간 동안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자 유성엽 위원장이 "버릇이야 버릇"이라며 개의를 선언했습니다.

-여기서 상당히 언짢았던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 진행 방식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사퇴까지 거론했고,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야당과 힘겨루기를 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얽힌 상황에서 정 의장의 '폭탄' 개회사가 나오자 여당 의원들이 폭발한 겁니다. 일각에서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에서 여당이 야당을 길들이겠다는 심산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야당은 여당의 모습을 보며 "희한한 상황" "야당 연습"이라며 비꽜습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이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길 것을 촉구했다./배정한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이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길 것"을 촉구했다./배정한 기자

-'사달'이 난 이후 한 새누리당 의원은 수습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정 의장이 "유감이다"라고 사과하고, 의사봉을 부의장에게 넘기라는 게 그것입니다. 그것도 새누리당 소속인 심재철 부의장이 아니라 국민의당 소속인 박주선 부의장에게 넘기라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정 의장의 발언에 대해서 의장의 특권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난했습니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국민의 시선 때문에 의사일정 거부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발 물러난 순간 더는 20대 국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번 파행으로 새누리당에 좋은 점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동안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내부 분열이 있었지만, 이번 보이콧을 계기로 보수가 한데 결집했다고 하네요. 계파를 청산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던 새누리당인데 뜻밖에 내부 결집을 이룬 셈이죠.

-반면 야당 의원들은 본회의 파행과 관련해 실시간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여당과 야당이 바뀌었다는 말도 국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죠. 옛날에는 여당이 이런 식으로 버티고 했는데, 현재는 야당은 무언가를 하자고 하고 여당은 하지 말자고 하는 모습입니다. 뭔가 바뀐 모양새입니다. 여당이 힘을 못 쓰는 것인지, 야당의 힘이 세진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 '朴의 여자' 조윤선, 처세의 여왕?

여야는 지난달 31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막말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국회 교문위는 여당의 불참으로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교문위 인산청문회에서 질의를 듣고 있는 조 후보자./문병희 기자
여야는 지난달 31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막말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국회 교문위는 여당의 불참으로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교문위 인산청문회에서 질의를 듣고 있는 조 후보자./문병희 기자

-국회 교문위원들의 막말도 이번 주 뜨거운 이슈였죠? 여당은 야당에 '멍텅구리', 야당은 '닥치세요'로 응수했는데요. 여야가 서로 물고 뜯으면서 청문회 주인공(?)인 조 후보자가 상당히 머쓱했겠는데요?

-네. 현장에서 본말이 전도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야의 언쟁이 길어지면서 조 후보자가 난감해하는 게 역력했습니다. 책상에 놓인 자료만 뒤적거리더니 급기야 가방을 챙겨서 청문회장을 나갔습니다. 그 순간 취재진은 귀가하는 줄 알고 우르르 쫓아갔는데요. 그런데 조 후보자는 또, 아무 말이 없이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취재진도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는데, 조 후보자는 "그냥 나와봤다"고 말했습니다. 조 후보자의 심정이 어땠는지 대충 짐작이 가십니까? (웃음)

-여야의 대치로 실질적으로 청문회 시간이 대폭 줄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조 후보자의 청문회 태도입니다. 조 후보자가 18대 국회의원이었을 당시 '프렌드십'이 워낙 좋았다는 평가가 자자했다고 합니다. 다소 차가운 이미지인데 살가운 태도가 몸에 배어있다고 합니다. 청문회에서도 공손한 말투와 낮은 자세로 임해서 야당도 크게 싸우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조 후보자의 태도가 가식적이거나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자신을 너무 낮추지도 않고 굽신대지도 않는다는 것이죠. 조 후보자의 특유 화법과 자세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조 후보자도 장녀의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죠? 국민은 이러한 인사에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 왜 그럴까요?

-청와대 전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인사 검증할 때 명단을 뽑아보면, 능력과 비리는 비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력의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더라고요. 때문에 일각에서 '수첩 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죠. 결론적으로 교문위는 2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야당 단독으로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했습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국회 교문위 인사청문회에서 자리를 떠나는 조 후보자./문병희 기자
사진은 지난달 31일 국회 교문위 인사청문회에서 자리를 떠나는 조 후보자./문병희 기자

-화제를 바꿔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나요?

-조 후보자는 수려한 외모와 세련되고 깔끔한 패션으로 유명하죠. 그는 국회의원이었을 당시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미모' 쌍두마차였습니다. 그 덕분에 인기가 많죠. 조 후보가 청문회에 참석하기 전에 보좌진들이 "오늘 옷을 뭐 입고 오려나"라고 수군대더라고요.

-또, 안민석 더민주 의원이 "조 후보자님, 야당 의원들한테 악수 한 번씩 하세요"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야당 쪽 보좌진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일어나서 난리가 났습니다. 특히 여자 보좌진들은 "우리 방(의원실) 남자들한테 보여줘야 돼"라며 앞다퉈 사진을 찍었는데요. 다른 한 보좌진이 "나경원 의원이 더 낫지 않아?"라고 했더니, 다른 여자 보좌진이 주변에 있는 남자 보좌진들을 불러모아 물었습니다. "'조'가 예뻐, '나'가 예뻐?"라고 공개투표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남자 보좌진들은 망설임 없이 "무조건 '조'지"라고 하더라고요. 조 후보자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데 국회만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의원들도 국회 파행을 보인 것 때문에 마음이 썩 편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국민의 마음은 더 좋지 않을 겁니다. 이제 곧 추석인데 국민이 한가위 기분을 느낄 만한 즐거운 장면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영상=서민지 기자>

yaho1017@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