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93평 전세' 김재수 후보자에게 '국민 눈높이'란?
입력: 2016.09.02 05:00 / 수정: 2016.09.01 23:46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일 오전 청문회를 열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소유의 부동산 매입 과정 및 직무와 연관한 특혜, 어머니의 부당 의료비 수급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사진은 1일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하는 김 후보자./국회=배정한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일 오전 청문회를 열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소유의 부동산 매입 과정 및 직무와 연관한 특혜, 어머니의 부당 의료비 수급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사진은 1일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하는 김 후보자./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 | 국회=오경희 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아파트 청문회'였다. 농심(農心)과 동떨어진 '대형 아파트'에 거주하고, 과거 의심스러운 부동산 매입·매각 과정이 지탄을 받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일 오전 청문회를 열어 김 후보자 소유의 부동산 매입 과정 및 직무와 연관한 특혜, 어머니의 부당 의료비 수급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은 김 후보자가 지난 2007년부터 7년 동안 경기도 용인의 93평(307.44㎡) 아파트에서 전세 1억9000만 원에 거주했으나, 단 한 번도 전셋값 인상은 없었다. 야당 의원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당시 시가 8억 원, 전세가 5억 원이었다.

또, 2001년 10월 농림부와 업무상 연관이 있는 경기 용인 소재 88평(291㎡) 고급아파트를 시세보다 약 2억 원이 싼 4억6000만 원에 매입했고, 농협 은행에서 시중 대출금리 8%보다 훨씬 낮은 1.4~1.8% 금리로 전액 대출을 받았다. 이 빌라를 2006년 매각 시 3억7000여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심을 받았다.

김재수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배정한 기자
김재수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배정한 기자

이런 의혹의 핵심은 농식품부 고위직을 지낸 김 후보자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금융권과 기업으로부터 부동산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공직에 첫발을 디딘 그는 농식품부에서 농업정책과장, 농산물유통국장, 주미 대사관 농무관,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으며, 농촌진흥청장과 농식품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그뿐만 아니다. 김 후보자의 어머니는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돼 2006년부터 10년간 2500만 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았으며, 지난 5월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동생의 직장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어머니를 등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위법·부당한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황제 전세'와 '저가 매입' 등과 관련해 '미분양'을 이유로 내세웠으며, 1%대 초저금리 대출은 "제가 부탁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어머니의 부당 의료비 수급 의혹은 "행정기관에서 걸러지지 않은 게 의아스럽다"며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후보자 검증을 계기로 해서 제가 아무리 바르게 했다고 해도 국민의 눈높이엔 안 맞구나. 쓸데없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철저히 하도록 다시 한 번 가혹한 자세로 몸가짐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김재수 후보자는 쓸데없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철저히 하도록 다시 한 번 가혹한 자세로 몸가짐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배정한 기자
김재수 후보자는 "쓸데없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철저히 하도록 다시 한 번 가혹한 자세로 몸가짐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배정한 기자

박완주 더민주 의원은 "법을 '어겼다, 아니다' 이전에 또 (전셋값 인상을 안 하는) 좋은 집주인을 만났다고 한들, 국민 모두 장관님이 최고 잘하시는 건 '재테크의 귀재'라는 평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양수 새누리당 의원은 "아파트 청문회로 몰아가는 (야당) 의원들도 문제지만, 사전에 후보자가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고 꼬집었다.

'바르게 했다'는 김 후보자의 눈높이는 '어느 선'일까. 매년 이사 철, 전세난에 시달리는 서민의 눈높이에선 누구든 농심을 대변할 장관이 대형 아파트에 살면서 상식 밖의 전셋값을 내고, 본인 돈 한푼 들이지 않은 채 고급 빌라를 구입하면서 초저금리 대출까지 받았다면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이 담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퇴진 등을 언급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에 대해 반발하며 의사일정 전면을 보이콧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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