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독' 조윤선 청문회, 파행 속 '억대 지출' 집중 추궁(종합)
입력: 2016.08.31 21:40 / 수정: 2016.09.01 10:53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가운데 조 후보자가 자리에 앉아 있다./국회=문병희 기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가운데 조 후보자가 자리에 앉아 있다./국회=문병희 기자

[더팩트 | 국회=오경희·서민지 기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파행 끝에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지난 2000년 6월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지 16년 만의 일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청문회를 개의할 예정이었으나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발로 파행을 빚었다. 새누리당은 지난 29일 야당 단독으로 교문위 소관 누리과정(3~5살 무상보육) 추가경정예산안(지방교육채 상환 예산 6000억 원)을 의결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55분이 지나서야 개의를 했지만, "멍텅구리" "닥치세요" 등 여야 의원 간 막말과 고성 끝에 청문회는 정회됐고, 새누리당은 오후 청문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청문회를 이어갔다.

오후 2시 46분께 속개한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에 대한 '재산 내역'과 역사관, 도덕성 등 장관으로서 자질 등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쳤다.

김병욱·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방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가 18대 국회에서 전반기 2년간 공정거래위원회를 피감기관으로 둔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할 당시 조 후보자 배우자가 2008년 8월부터 2010년 5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사건 26건을 수임한 점을 짚었다.

질의를 기다리는 조윤선 후보자./국회=문병희 기자
질의를 기다리는 조윤선 후보자./국회=문병희 기자

조 후보자는 "남편과 저는 변호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로 어떤 것을 대리하는지 가족간에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어서 저는 모른다. 다만 남편은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라면서 "당시 저는 공정거래위원회 일반적 국감을 위해 자료 요구했을 뿐 남편이 어떤 사건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 관련된 사건 자료를 받았다거나 검토한 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앞서 '억대 씀씀이 논란'으로 파장을 일으킨 만큼 재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신동근 더민주 의원은 "조 후보자 부부는 지난 13년 간 36억 원을 썼다. 1년에 7억 2000만 원, 하루 평균 200만 원을 쓴 셈이다. 서민 입장에선 꿈에도 꿀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두 딸의 학비 및 생활비를 지적하며 "1년에 5억 원의 생활비를 지출했다는 의혹이 있다. 아이들 학비가 1억 3000만 원이라고 추정하면, 나머지 3억 7000만 원은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해명을 하라"고 질의했다.

조 후보자는 "2013년 여성가족부 인사청문회 이후부터 배우자가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 소득, 사업 규모 등을 정비했다"고 설명하며 "저희 아이들이 해외에서 공부해 아이들의 등록금, 임대료 등 송금한 내역들을 제외하고 보니까 저희 부부가 카드, 현금 다 합해서 쓸 수 있었던 금액은 한 달에 2000만 원"이라고 답했다.

여야 공방을 지켜보는 조윤선 후보자./국회=문병희 기자
여야 공방을 지켜보는 조윤선 후보자./국회=문병희 기자

또한, '2012년 갑자기 재산 4억 5000만 원이 늘어난 점'에 대해선 "2011년 11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금 4억 5000만 원을 증액한 적 있는데, 공교롭게도 2011년 11월 31일 재산신고할 때 임대차보증금을 제가 누락했다"면서 "자산 증가를 신고하는데 임대차보증금 증액 계약서를 미처 챙기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

특히 안 의원과 김민기 더민주 의원은 조 후보자의 현금 등 통장 인출 내역 및 해외 송금 내역 등의 자료 제출을 거듭 요구하며 조 후보자를 압박했고, 조 후보자는 "의원님의 요구대로 드리겠다"고 밝혔다.

문체부 장관직인 만큼 '역사관' 검증도 빠지지 않았다. 안민석 의원은 "1948년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께서 건국 50주년이라는 말씀을 광복절 축사에서 했듯, 건국이라는 것은 여러 면에서 사용돼 왔다. 건국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임시정부를 경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국절 문제는 국회에서 국민 의견과 함께 논의해줄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관련 질문도 이어졌다. 안 의원이 '소녀상 철거'에 관련된 생각을 질문하자 "저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다.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교문위 전체회의가 정회되자 자리를 뜨는 조윤선 후보자./국회=문병희 기자
교문위 전체회의가 정회되자 자리를 뜨는 조윤선 후보자./국회=문병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헌법 전문을 인용해 "창작은 예술의 자유를 의미한다. 기회균등을 위해서 문화부는 제 역할을 한다고 보나"라고 '문화예술 복지' 관련 현안 질문을 하며 자격을 검증했다. 조 후보자는 "창작의 자유는 어떤 경우에도 보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가 창작가들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제가 장관직을 수행하게되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단독으로 진행된 청문회는 이날 밤 11시께 산회했고, 교문위는 다음 달 1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국회에 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구할 수 있고, 이 기간까지도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언제든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유 위원장은 산회를 선언하며 "새누리당이 전면 불참한 가운데 우리 위원회는 더민주와 국민의당과 함께 한 분 의원도 불참하지 않고 참석해서 어렵게 조윤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업무 수행능력과 자질 및 도덕성, 책임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검증사항을 토대로 여야3당 간사와 논의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내일 제출하겠다. 오전 10시 회의가 열리니 새누리당이 꼭 참석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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