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11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처리한 뒤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했으나, 보육 예산 등에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임영무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처리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위기에 부딪혔다.

여야는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11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처리한 뒤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했으나, 현재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예결위는 이날 새벽 1시까지 추경안조정소위원회를 열어 '밤샘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야당이 누리과정 관련 교육시설 자금 3000억 원과 개성공단 예비비 700억 원 증액편성을 요구했고, 이에 여당이 맞서면서 충돌을 빚었다. 보육예산과 관련해 더민주는 3000억 원, 새누리당은 2000억 원을 주장했으며 국민의당은 2500억 원으로 합의를 하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이를 거부하면서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때문에 이날 오전 8시 예정된 예결위는 무산됐고, 오전 9시 본회의도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은 가습기특위 청문회를 제외한 정무위·안행위 등 모든 상임위의 일정을 중단시키는 것은 물론 당초 1박2일로 예정됐던 의원연찬회 마저 연기했다.

정진석(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보면 야당의 행태는 폭거"라며 야당을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추경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오늘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영무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오전 의원총회에서 야당을 '반칙왕'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보면 야당의 행태는 폭거다. 우리 당은 절대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 아마 새누리당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다. 연찬회 안 해도 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반칙왕 야당을 상대로 어떻게 국회 운영을 해나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경 지연에 따른 책임은 야당에 있다. 새누리당은 전혀 양보할 수 없다. 오늘 중에 (추경이) 처리되지 않으면 백남기 청문회, 구조조정 청문회 약속도 파기되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반면 더민주는 긴급 의총을 소집하고 민생 예산 확보를 위해 버티면서 새누리당을 설득하며 태도 변화를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의총에서 "민생 문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오늘 하루종일 국회에서 대기하며 끊임없이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남윤호 기자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발목잡기 모습을 안 보이고 협조하려 했지만, 민생 문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구조조정 때문에 시작한 추경이지만 내용을 보면 보잘 것 없는 부실예산"이라면서 "더민주는 민생예산 더 확충하고자 끊임없이 정부 여당을 설득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오늘 하루종일 국회에서 대기하며 끊임없이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제3당'인 국민의당은 "추경안을 오늘 내로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모든 공을 넘긴 상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오전 8시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추경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오늘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예결위 간사 김동철 의원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보육예산 2500억 원 절충안을 내놨지만, 양쪽 모두가 안 받았다"면서 "국민의당은 이번 추경 목적은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뒀으므로 이번 보육예산은 추경대상이 아니고 내년 예산으로 (편성)하면 된다는 생각이라 우리로선 할 일을 다 했다. 추경 목적을 달성하려면 오늘내일을 넘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j7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