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너 나가!" 박지원-황주홍, 의총서 '충돌'한 이유
입력: 2016.08.23 15:10 / 수정: 2016.08.23 15:11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황주홍(오른쪽) 국민의당 의원과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사이 고성이 오갔다./더팩트DB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황주홍(오른쪽) 국민의당 의원과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사이 고성이 오갔다./더팩트DB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야 인마, 너 나가!"

23일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고성이 오갔다. 6주 연속 하락세를 걷는 당 지지율 등 당 진로를 두고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이라고 불만을 제기하면서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황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점을 거론하며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당으로의 외부인사 영입이 가능하나. 제3지대에서 만나는 것도 논의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를 꺼냈고, 당내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황 의원에게 "언제든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 3개 당 중 우리당 만큼 의원총회를 정례화해 자유토론을 보장하는 당이 없다. 원내정책회의에 참석도 안 하면서 그러느냐.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한마디도 한 적 없으면서 내부에 분란을 일으키느냐"고 질책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황 의원이 당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자 언제든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새롬 기자
박 위원장은 이날 황 의원이 당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자 "언제든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새롬 기자

황 의원은 또다시 박 위원장의 소통방식을 문제 삼으며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아니냐. 원맨쇼는 그만 하시라"고 말하면서 두 사람의 언쟁은 격해졌다. 급기야 박 위원장이 "너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의총이 마무리됐다.

국민의당 내 한 의원은 '고성 공방'과 관련해 "황 의원은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데, 당내 치열하고 활발하게 공개적으로 토론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지만, 박 위원장은 지지율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자고 하는 과정에서 생겼다"면서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아무래도 지역 내에서 듣는 이야기가 있다보니까 (지지율 하락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의당 내부에선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6~19일 나흘간 전국 성인 2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전주보다 0.2%p 내린 12.3%로 6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호남에서는 더민주에 10%p 이상(국민의당 25.7% vs 더민주 37.7%)의 격차로 뒤지며 7주 연속 선두 자리를 내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장은 의총 후 '국민의당 보좌진협의회(국보협)' 출범식에 참석, 기자들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묻자 "의총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고, 황 의원 역시 "노코멘트"라면서 말을 아꼈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황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점을 거론,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임영무 기자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황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점을 거론,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임영무 기자

다만 박 위원장은 국보협 출범식 축사에서 당내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향해 "요즘 보면 자꾸 여론조사 이야기를 한다. 물론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이 제일 좋지만, 우리가 거기에 매몰되고 스스로를 함락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개헌선을 훨씬 넘는 200석 이상을 차지한다고 했고, 우리는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다"면서 "저는 우리당이 망할 줄 알았다. 망하면 야권 대통합을 해서 정권교체를 이뤄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총선 결과는 분열해서 최초로 승리한 정당이었다. 여론조사가 틀렸단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황 의원이 박 위원장에게 반기를 든 것은 대안이 없는 '당 흔들기'에 불과하단 말도 나온다. 그동안 황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원내대표 겸직 문제, 수직상하적 토론 구조 등의 문제를 지적해왔다.

당 내 비례대표인 모 의원은 "당 지지율 하락을 황 의원처럼 비관적으로 보는 의원들은 드물다. 걱정은 하지만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활동하면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본다. 실제로 제가 들어올 때만 해도 우리 당 지지율은 8%대 였지만, 총선 결과는 다르지 않았나"라면서 "자유 토론 문제도 의원총회, 정책회의 등 다른 어느당보다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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