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대선주자' 前 3당 대표, 金·文 '호남 구애' 安 '잠행'
입력: 2016.08.11 05:00 / 수정: 2016.08.11 09:56

여야 3당 전직 대표들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로 대권 시간표가 빨라짐에 따라 여의도를 벗어난 곳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왼쪽부터 차례대로)/김무성·문재인 페이스북, 임영무 기자
여야 3당 전직 대표들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로 '대권 시간표'가 빨라짐에 따라 여의도를 벗어난 곳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왼쪽부터 차례대로)/김무성·문재인 페이스북, 임영무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여야 3당 전직 대표들의 대권 시간표가 빨라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9일 새 지도부를 꾸렸고,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처럼 양당이 내년 대권까지 이어갈 지도부를 꾸리는 과정이 진행되자 각 당 대권 주자들도 바빠졌다.

김무선 전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도 본격적으로 대선행 열차에 올라탔다. 반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두 전직 대표와 상대적으로 잠행 중이다. 이들은 여의도를 벗어나 '배낭 민생 투어', 해외에서 내년에 내놓을 대선 어젠더 구상, 온라인 소통을 강화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 보폭 넓히는 김무성 '호남 구애'…SNS '셀프 소통'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0일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았다./김무성 페이스북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0일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았다./김무성 페이스북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 새 지도부가 첫 일정을 시작한 10일, 다시 호남을 찾았다. 지난 1일부터 '배낭 민심 투어'를 하는 김 전 대표는 첫 일정으로 진도 팽목항을 찾았고, 이후 소록도 방문, 5·18 묘역을 참배하는 등 '호남 구애'에 한창이다. 또, 이런 본인의 하루 일정을 SNS(사회관계망시스템)에 매일 올리며 국민과의 '셀프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지금 나라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방문했다. 하의도 가서 하룻밤 자고, 김 전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해 회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방문 취지를 밝혔다.

김 전 대표가 잇따라 호남을 방문하는 데는 내년 대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는 '호남 총리'까지 언급하며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3일 김 전 대표는 광주 지역 대학생 50여 명과 만나, 한 대학생이 '호남 차별 대책'을 묻자 "제가 아직 대권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며 다니고 있다"면서도 "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 총리를 무조건 전라도 사람으로 하겠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민심 투어'를 하면서도 지속해서 당내 현안을 언급하며 '비박계' 수장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도 "이정현 대표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통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달라. 당 대표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해서 당정이 활발한 소통 속에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제대로 잘 도와달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복심 이 대표 지도부 출범으로 김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가 친박계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이번 지도부에서 김 전 대표의 측근은 강석호 최고위원 한 명뿐이다. 이 때문에 내년 12월 대선을 향한 당내 후보 경쟁에서 '친박계'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반기문 대망론'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현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어떤 '비장의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본격 공식 행보' 문재인, 부산 대의원회 참석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1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부산시당 대의원회의에 참석한다. 사진은 히말라야 트레킹 당시 문 전 대표./탁현민 페이스북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1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부산시당 대의원회의에 참석한다. 사진은 히말라야 트레킹 당시 문 전 대표./탁현민 페이스북

더민주의 대표 대권 주자인 문 전 더민주 대표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돌아온 직후 공개행사를 삼가던 문 전 대표는 지난 6일 목포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평화콘서트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다음 날 광양에 있는 매천 황현 선생의 생가를 방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대권 도전을 위해 등 돌린 호남 민심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전날 평화콘서트 축사에서 '야권 대통합으로 민주세력의 힘을 하나로 모아 정권교체 해 달라'는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내년 대선에서 김 전 대통령님의 유지를 잇겠다"고 하는 등 호남에 대한 구애를 펼쳤다.

또한, 문 전 대표는 그동안 차기 지도부 선출 과정에 대해 거리를 둬 왔던 것과 달리 1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부산시당 대의원대회에 참석, 본격적으로 대선 주자의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선 더민주 전대 당권 주자들의 합동연설회가 진행된다.

문 전 대표는 SNS에 현안 관련 본인의 의견을 올리며 꾸준히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8일 트위터에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다룬 소설 '거짓말이다'를 언급, "세월호 수색작업에 참여한 민간잠수사들의 얘긴데, 읽으면서 우리의 무관심과 무성의가 참 아팠다. 특히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새누리당과 청와대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며 박근혜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미국행' 안철수는 '잠행 중'…국민의당, 존재감 '고심'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이해충돌 방지법을 담은 김영란법 개정안과 관련해 강연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안철수 페이스북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이해충돌 방지법'을 담은 '김영란법 개정안'과 관련해 강연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안철수 페이스북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당 대표직을 사퇴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김 전 대표, 문 전 대표에 비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5일 취재진도 모르는 사이 극비리에 미국 워싱턴 주로 출국했다. 휴가와 정국 구상을 겸한 이번 방문길에서 그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PNNL)을 찾는다. 현지에서 체류 중인 딸 설희 씨를 비롯해 지인들을 만나며 휴식을 취하고, 본인이 주목하는 4차산업 혁명과 미래성장동력 등 구상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미국 체류 중에도 안 전 대표는 지난 3일 '내일을 위한 혁신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원주에서 강연한 내용을 영상에 담아 올렸다. 영상에선 지난 1일 안 전 대표가 대표 발의한 '이해충돌 방지법'을 담은 '김영란법 개정안'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공개 강연'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풍'을 불러왔던 안 전 대표의 장기(長技)로 꼽힌다.

다만 국민의당 내에선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전대 과정을 거치며 상대적으로 국민의당이 여론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악재가 맞물리며 안 전 대표에 대한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기자들과 만찬 자리에서 '국민의당에서 더는 안 전 대표의 존재감이 없다'는 말에 대해 "안 전 대표가 부끄럼이 많고, 겸손한 성격이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가서 그림을 만들고 이런 문 전 대표처럼 일주일에 한두 번 노출해야 국민은 '아 저 사람이 저것을 하고 있구나'라는 걸 아는데, 안 전 대표는 10~15일 안 나오지 않나. 그럼 잊어버리게 돼 있다. 저도 이에 대해 (안 전 대표에게) 여러 차례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권 경쟁자인 김 전 대표와 문 전 대표가 보폭을 넓히는 것과 달리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안 전 대표가 오는 15일 귀국해 어떤 정국 구상을 내놓느냐에 따라 앞서갈 수도 혹은 더욱더 처질 수도 있어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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