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친박 압승' 與 이정현호, 암초와 항로는?
입력: 2016.08.10 05:00 / 수정: 2016.08.09 22:51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에 이정현 의원이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는 당의 계파 갈등, 수평적 당·청 관계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은 이정현(왼쪽 세번째)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최연혜·강석호·조원진·이장우 의원, 유창수(왼쪽부터) 청년최고위원./배정한 기자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에 이정현 의원이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는 당의 계파 갈등, 수평적 당·청 관계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은 이정현(왼쪽 세번째)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최연혜·강석호·조원진·이장우 의원, 유창수(왼쪽부터) 청년최고위원./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내년 대권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3선, 전남 순천)을 새 선장으로 선택했다. 호남 출신 최초로 새누리당 당 대표에 오른 이 의원은 2년간 새누리당을 이끈다.

새누리당은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제4차 전당대회를 열어 이 신임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강석호·이장우·조원진·최연혜 의원을 선출했다.

당 대표 선출 직후 이 의원은 수락 연설에서 "저는 지금 당 대표가 됐다는 기쁨보다 엄청난 무게로 제 어깨를 누르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어떠한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신임 대표가 밝혔듯, 새 지도부의 앞길엔 여러 암초가 놓였다. 우선 4·13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계파 갈등은 또다시 넘어야 할 산이다. 당의 주류 세력인 친박계의 공천 학살로 비박(비박근혜)계가 반발했고, 이로 인해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때문에 당권에 도전한 후보들도 앞다퉈 당내 '계파 청산'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날 선출된 지도부 역시 강석호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친박계가 장악했다.

계파 문제 해결은 내년 대선 관리를 위해서도 시급한 과제다. 친박계가 여전히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비박계를 끌어안지 못할 경우 당은 또다시 내홍을 겪게 되고, 정권 재창출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지도부는 차기 대권 후보군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주자들과 친박계에서 내미는 '반기문 카드'를 놓고 계파 간 화합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어떠한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당 대표 수락연설하는 이정현 의원./배정한 기자
이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어떠한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당 대표 수락연설하는 이정현 의원./배정한 기자

당·청 관계 회복도 과제다. 현재 친박계가 득세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의 국정운영 교감으로 '수직적 당청관계'라는 오명이 씌워진 상태다. 더구나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신임 대표가 당권을 잡음으로써 당청간 '밀월관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실제 이 신임 대표는 이번 전대 과정에서 청와대 홍보수석 당시 KBS에 세월호 보도 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논란의 장본인으로 홍역을 치렀다. 일부 후보는 막후에서 '오더 문자'로 이정현 후보를 지원한다는 의혹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이 신임 대표는 청와대와 관계를 개선하고 이미지를 탈바꿈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기존과 같은 수직적 당청 관계가 유지될 경우 당 내부로부터 반발과 함께 민심 수습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이정현호의 대야 관계와 여야 협치도 관심사다. 이 대표와 당내 투톱인 정진석 원내대표와 어떤 호흡을 이룰지 주목된다. 최근 여야는 추가경정예산과 연계한 사드 특위와 세월호 특조 시한 연장 등 산적한 현안을 놓고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이 신임 대표는 전대 후 기자회견에서 "죽어야 산다는 각오로 새누리당의 행태와 시스템, 관행까지도 많이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또, 국회 70년을 정리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국민위원회'를 꾸려 정말 여러분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근본적인 개혁을 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포부대로, '이정현호'는 순항할 수 있을까.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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