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주말인 31일에도 표심 잡기에 나서며 뜨거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경선에 출마한 이정현, 이주영, 한선교, 주호영, 정병국 의원(왼쪽부터).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들의 '박근혜 마케팅'이 예전만 못하다. 지난 4·13 총선 패배와 최근 불거진 친박계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 등이 그 이유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새누리당 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은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였다. 그러나 이번 8·9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저마다 박근혜 대통령 언급을 가능한 자제하는가 하면, 반대로 역공을 취하는 모양새다. 경선을 앞둔 주자들의 전에 없던 처세는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 당시 대전 첫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박근혜 마케팅으로 경쟁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무성 후보는 "그동안 우리 당이 위기일 때마다 당을 구해주신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라고 한다"며 "이제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구해드려야 하지 않겠나.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역사의 기록에 남는 성공한 박근혜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14년 7·14 전당대회 당시 대전 첫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박근혜 마케팅으로 경쟁했다. 당시 김무성 후보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역사의 기록에 남는 성공한 박근혜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은 2014년 7월 전당대회. /더팩트DB |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후보는 "저는 누가 박 대통령을 헐뜯고 공격하더라도, 박 대통령과 정치운명을 같이한다"고 외쳤다.
또 기호 6번이었던 홍문종 후보는 "우리 산업화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맨 처음에 대통령 출마하실 때 기호 6번이었다"고도 했다.
이처럼 2014년 전대에서 각 후보들은 계파를 막론하고 앞다퉈 '박근혜 마케팅'을 필승 전략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전대에서는 당 지도부 경선 후보들이 공통으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박심(朴心)'을 자극하는 모습이 퇴색한 모양새다.
여권 내에서 선거 때마다 승리의 도구로 쓰는 '박근혜 마케팅'이 전만큼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TV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임영무 기자 |
비박(비박근혜)계 당권주자인 정병국(5선) 후보는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새누리당은 그동안 몇몇 당 지도부들이 당원을 상대로 '갑질'을 했고, 그 극치가 지난 4·13 총선의 공천 파동 아니냐"며 "이제 친박의 역할은 끝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총선 참패의 원인이 친박계에 있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임기 하반기에 접어든 박근혜 정권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정 후보는 1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여태까지 친박 마케팅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다져왔던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그런 것들이 불리한 국면이다보니까 이제는 친박이 아니다라고 했다가, 또 국면이 바뀌면 또 다시 친박이라고 한다. 또 요즘에는 친박 마케팅을 서로가 하고 있다"면서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친박계를 비난했다.
같은 날 '친박계' 이정현 후보는 PBS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인터뷰에서 "2년 전에는 박근혜 정부가 막 시작하면서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로 지지율도 높고 기대감과 주문이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총선이 치러진 지가 얼마 안 됐고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아주 모질게 심판을 받은 그런 총선이었기 때문"이라고 박근혜 마케팅이 주춤한 현상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