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최고위' 도전 與 정용기 "25년 당 지킴이, 계파 척결에 제격"
입력: 2016.07.29 05:00 / 수정: 2016.07.29 07:49
정용기(54, 재선, 대전 대덕구) 새누리당 의원은 8·9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하면서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이 계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회=임영무 기자
정용기(54, 재선, 대전 대덕구) 새누리당 의원은 8·9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하면서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이 계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회=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혈혈단신, 고립무원 상태에서 고군분투하며 외롭게 싸울 수밖에 없지만, 저 같은 사람에게 표를 주면 새누리당의 변화를 만드는 시작이다."

정용기(54, 재선, 대전 대덕구) 새누리당 의원은 8·9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 중 유일하게 계파색이 없다.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는 당 상황을 볼 때 그는 외로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런 상황에 직면했지만, 자신의 이름 '용기'처럼 주저앉지 않겠다고 한다.

28일 현재 5명(여성·청년 몫 포함)의 새누리당 선출직 최고위원에는 8명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친박과 비박 의원들 틈에서 정 의원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정 의원은 민선 4~5기 대덕구청장을 지내다 제19대 국회에 당선하며 여의도 국회에 입성했다. 1992년 민주자유당 공채 1기로 당에 들어왔지만, 어느 계파에도 몸담지 않는 채 자신의 정치를 해오고 있다. 그가 이번 전대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계파에 속해있지 않아서다.

<더팩트>는 지난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의원을 만나 최고위원이 돼야만 하는 이유, 당의 개혁 방향을 들어봤다. 정 의원과의 인터뷰는 약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정 의원은  당이 계파 때문에 이 모양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계파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뽑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계파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정 의원은 "당이 계파 때문에 이 모양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계파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뽑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계파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당의 개혁과 변화는 '용기' 있는 선택에서 시작

빨간 넥타이를 맨 정 의원이 반갑게 의원실로 안내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어를 맞으며 자리에 앉았다. 전당대회를 불과 12일 앞둔 이날 정 의원은 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자신이 최고위원에 당선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내세웠다.

그는 "당의 개혁과 변화의 시작을 위해 당권과 국민의 용기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며 "그 선택은 계파에 속해 있고, 계파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 앞에서 계파청산을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계파이익을 추구하고 어떻게 하면 타 계파를 쓰러트리고 흠집 낼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현재까지 최고위원 출마자 중 유일하게 계파에 속해있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계파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을 당 지도부에 진출시켜주어야 한다. 이번 후보들도 양 계파로 나뉘어서 나오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진영으로 쪼개지며 결국, 진영 싸움이 된다"면서 "저는 외로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 같은 사람에게 표를 주면 당의 희망과 변화를 만드는 시작이다"고 호소했다. 외롭지만 의롭다는 신념이 충만하게 보였다.

정 의원은 계파를 이야기하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보였다. 25년 전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공채 1기로 최근 당 상황을 보며 "어쩌다 이렇게 됐나"라고 자문할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최고위원 선거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애국심과 당을 향한 애당심으로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당이 계파 때문에 이 모양이 됐다. 진영 싸움이 되면 제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런데 또, 전대에서 계파 대리인들 목소리만 당원과 국민에게 듣게 해야 하나? 단 한 명이라도 계파색이 없는 사람이 있어야지 않겠나. 작은 희망의 불씨 역할이나마 하는 것이 제 책임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등학교 후배 이장우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안타깝다고 했다. 정 의원은 충청인이 선출직 최고위원에 있어야 한다는 선후배들의 의견이 있어, 무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임영무 기자
그는 고등학교 후배 이장우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안타깝다고 했다. 정 의원은 "충청인이 선출직 최고위원에 있어야 한다는 선후배들의 의견이 있어, 무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임영무 기자

◆당 정체성과 가장 근접…단일화 교착상태

정 의원의 당을 향한 애정은 '무한애정'에 가깝다. 25년이나 같은 당에 몸담고 청춘을 바쳤으니 당연할 법도 하다. 그래서 그는 당의 계파화, 당의 사당화를 지켜보며 누구보다 가슴 아팠다고 한다.

정 의원은 "제 약점이면서 경쟁력을 꼽으라면 계파에 속해 있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친박, 비박이 언제부터 생겨났고, 우리 당이 친박, 비박 당이냐. 저는 25년 전부터 이 당에 있었다. 당의 정체성과 가장 근접한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저의 경쟁력이다"며 밝게 웃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만은 않다. 충청권이면서 고등학교 3년 후배인 이장우 의원과 최고위원을 놓고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 세가 약화된 충청권은 두 사람에게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고향 선후배들의 요청에 장 의원과 이 의원이 단일화를 놓고 논의했지만, 입장차가 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은 "이 의원이 고등학교 3년 후밴데…"라며 멋쩍게 웃었다. 후배와의 경쟁이 썩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 의원은 제 이름이 용기이다. 용기라는 것은 해야 할 일, 옳은 일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내고, 옳지 않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지 않는 것이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영무 기자
정 의원은 "제 이름이 '용기'이다. 용기라는 것은 '해야 할 일, 옳은 일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내고, 옳지 않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지 않는 것이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영무 기자

그는 "이 의원은 '혼자가 아니다'며 친박계임을 강하게 드러냈다"며 "저는 계파를 없애자고 나온 사람이다.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다. 생각이 이렇게 다른데. 물론, 당의 최고위원은 권역 대표 색깔을 띤다. 또, 선후배들이 충청인이 선출직 최고위원에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무시할 수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정 의원은 단일화 방법으로 의원들의 무기명 표결, 전국단위 여론조사 등에 동의했다. 장 의원은 "저는 다 동의하는 데 이 의원이 동의하지 않았다. 무조건 출마하겠다고 해서 단일화 문제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제 이름이 '용기'이다. 용기라는 것은 '해야 할 일, 옳은 일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내고, 옳지 않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지 않는 것이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면서 "어떤 게 용기 있는 것인가 고심하다 설령 1%를 얻더라도 당에 이런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파색이 없는 사람이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 후보가 선출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내년 대선이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계파로 나뉘어 싸우면 결국 정권을 내줄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지금 기로에 서있고, 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정용기다"며 웃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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