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대통령의 휴가 구상과 우병우 수석 거취
입력: 2016.07.26 08:01 / 수정: 2016.07.26 08:01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취임 첫 해 여름 휴가 장면./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취임 첫 해 여름 휴가 장면./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한 번 부정한 일을 저지르면 남이 알까 두려워서, 위축되고 부끄러운 마음에 명을 내리기도 주저한다. 마침내 교활한 아전들에게 약점이 잡혀서 하는 일마다 실패를 초래하니, 자신과 명예를 모두 잃게 되는 것이다."

조선 전기 문신 신숙주가 자손들에게 "관리로서 청렴결백하라"며 '청백자수(淸白自守)'를 당부하며 한 말이다. 또, 한번 좋지 않은 일에 이름을 올릴 경우 이를 지우기가 쉽지 않음을 경고한 말이다.

예부터 관리에게 제일 중요한 덕목이 바로 '청렴결백'이다. 따라서 관리는 부정한 곳에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도록 항상 처신을 잘할 필요가 있다. 의도치 않게 이름이 오르내릴 경우 본인은 물론 자신을 등용한 이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우를 보자. 우 수석은 진경준 검사장, 넥슨 김정주 회장 등과 엮이며 도마에 올랐다. 여기엔 인사검증과 부동산 거래 문제가 있다. 이후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제기되고 있다. 사실이든 아니든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야권은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일부 여당 의원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부담을 덜기 위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신문 제공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야권은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일부 여당 의원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부담을 덜기 위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신문 제공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직접 우 수석을 가리키진 않았지만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우 수석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人의 장막, 구중궁궐'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박근혜 대통령도 불행하고, 이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도 불행한 상황"이라고 했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구상을 내놓기 전에 먼저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 예의라고 본다"며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우 수석 거취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고민을 안은 채 박 대통령은 25일부터 닷새간 관저에서 여름휴가를 시작했다. 정치권은 박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우 수석의 거취와 개각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의 거취를 놓고 고심하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공직자의 부정과 부패를 검증해야 하는 자리에 의혹이 불거진 우 수석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의 거취를 차일피일 미룰 경우 국정운영은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여소야대 정국에선 더욱더 그렇다. 정치권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 정서도 더욱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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