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유전무죄 논란' 대통령 사면권, 어떻게 생각하세요?

  • 오경희 기자
  • 입력: 2016.07.21 05:00 / 수정: 2016.07.20 22:03

최근 정재계 일각에선 8·15 특사 명단이 관심거리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는 8월 15일 광복 71주년을 맞아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면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청와대 제공
최근 정재계 일각에선 '8·15 특사 명단'이 관심거리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는 8월 15일 광복 71주년을 맞아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면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청와대 제공

'법'이 '밥' 먹여주나요?"라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법(法), 참 어렵습니다. 입법 기관인 국회에선 국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자 수많은 법을 쏟아내지만, 손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단어 자체도 딱딱하고, 법안을 발의했으나 낮잠을 자는가 하면 있으나 마나 한 경우가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19대 회기 종료로 9800여 법안이 자동폐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런데도 20대 국회 역시 초반부터 '입법 전쟁'이 펼치지고 있습니다. <더팩트>는 법안 취지를 조명하고 이를 둘러싼 논쟁과 향후 전망 등을 SNS 툴을 이용한 [@법안]으로 해부합니다.<편집자 주>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최근 정재계 물밑에선 '8·15 특사 명단'이 관심거리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광복 71주년을 맞아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면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특사가 이뤄지면 2014년 설 명절, 지난해 광복절 70주년에 이어 임기 중 세 번째 특사입니다.

사면권은 오직 대통령에만 한정한 특별한 권력으로, 찬성론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엄연한 대통령의 통치행위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사면권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배되며, 대통령의 권한을 기형적으로 키워 법질서를 혼란시킨다고 주장합니다. 그간 사면권은 정치권과 재벌 대기업의 '검은 거래'로 이어지며 '유전무죄'란 국민적 반감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광복절 특사'를 한 달 앞둔 지난 15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토록 한 '사면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20대 국회 들어 사면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처음입니다.

☞트윗(@THE FACT) '김철민 의원, 대통령 사면권 남용 제한법 발의'

광복절 특사를 한 달 앞둔 지난 15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토록 한 사면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광복절 특사'를 한 달 앞둔 지난 15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토록 한 '사면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사면권 행사는 헌법 79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입니다. 대통령은 '특별사면, 특정한 자에 대한 감형 및 복권은 대통령이 한다'고 규정한 사면법 9조에 기반해 사면권을 행사합니다. 특별사면(사면법 5조)은 형의 집행이 면제되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이후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문제는 사면법과 시행규칙 어디에도 '특별사면 대상자 선정에 대한 기준'을 정하지 않은 점입니다. 즉, 정부가 '어떤 기조'를 정하느냐에 따라 대상자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12일 YTN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형 집행에서 국민적 화합을 위해 사면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문제는 우리나라처럼 뚜렷한 기준과 원칙 없이 기념일마다 사면을 남발한 나라가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개정안은 이번 기회에 '기준'을 명시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사면권을 제한토록 했습니다. 사면법 5조의 2를 신설해 ▲사형을 선고받은 경우 1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10년 ▲30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10년 ▲30년 미만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형기의 3분의 1의 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한 사람에게 특별사면을 하지 못하도록 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사면심사위원회 심의서는 해당 특별사면 등을 행한 후 즉시 일반에 공개한다'고 명시한 10조의 2(사면심사회) 문구 중 '심의서와 회의록'으로 수정토록 했습니다. 기존 사면법은 어떠한 논의 과정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했는지를 알 수 있는 '회의록'은 특별사면 후 5년이 지나야 공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리트윗(@ryuj*****) "(경제 살린다고) 경제 사범 사면 뒤 경제 살았나?"

특별사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트위터 갈무리
특별사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트위터 갈무리

박 대통령 역시 그간 여러 차례 대통령 특별사면 권한을 손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12년 대선 때는 "대기업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벌써 세 번째 특사이며, 반사회적·반경제적 범죄를 저지른 정재계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그룹 내 계열사 자금 46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1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던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고, 올해도 기업비리 등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거나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주요 기업인들이 특별사면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현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의 특별 사면 명분은 '경제 살리기'와 '국민적 역량 결집'입니다. 재계 입장에서도 재벌 총수의 수감은 대기업의 소극적인 경영 행보로 이어져 나라 경제 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역대 정부부터 사실상 '대통령 마음대로'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습니다.

누리꾼들은 박 대통령의 '8·15 특사' 및 사면권 제한법 발의와 관련해 "경제사범 사면 뒤 경제 살았나?(@seo*****)""잘했다. 법치국가에서 법치를 무력화시키는 권력자 만대로 연례행사처럼 수백만 명씩 무더기 사면하는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ja3*****)"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심 대표 또한 앞서 "그동안 이건희 회장 2번, 정몽구 회장 1번, 최태원·김승연 회장 2번. 이렇게 재벌 총수 사면이 차고 넘쳤는데, 경제가 살아났습니까? 약속대로 투자와 고용을 늘렸습니까? 경제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들을 제대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습니다.

☞팔로(@THE FACT) '선진국 사면권 남용 제한, 우리 국회선 무더기 폐기'

박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후 19대 국회에서 사면권 제한법은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19대 임기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다./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박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후 19대 국회에서 사면권 제한법은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19대 임기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다./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사면권 남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죄 판결 5년이 지나야 사면 자격이 주어지고, 독일은 1950년 이후 지난 60년 동안 단 4차례 사면이 단행됐습니다. 프랑스는 부정부패 공직자와 선거법 위반사범을 풀어주는 것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덴마크의 경우 행정부 관료 출신들은 사면 대상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인정하지만, 극히 제한적으로 행사하는 게 보통 선진국의 사면이라고 볼 때, 우리나라는 자의적 권력 남용인 측면이 많다는 게 국민정서입니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후 19대 국회에서도 국민 정서를 반영한 사면권 제한법을 10여건 이상 발의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19대 임기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습니다. 2013년 4월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사면법 개정을 위한 입법청문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사면권 제한법을 발의한 김 의원은 "특별사면으로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사례가 반복됨에 따라 이를 제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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