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여야 의원들 추궁에 "기억 안 나"
입력: 2016.07.11 19:26 / 수정: 2016.07.12 08:35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발언 당시) 기억은 안 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 지난 7일 저녁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경향신문 출입기자들과 식사 중 국정화, 공무원 정책실명제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나 기획관이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교육부에서는 나 기획관을 비롯해 대변인과 홍보담당관이 동석했다.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회의장에 들어온 나 기획관은 자리에 앉자 고개를 떨궜다. 이후 발언대에 선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께 깊은 상처를 드리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나 기획관은 경향신문 기자와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한 발언에 대해 '과음으로 인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나 기획관은 '민중은 개·돼지' 발언에 대해 "그 문장 자체를 이야기한 게 아니라, '이러한 대사가 있더라'라고만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나온 대사를 인용했다는 것이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럼 경향신문 기사가 오보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정확하게 어떤 표현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논란이 되는 발언의 배경에 대해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에 했을 때하고 교육부가 고시하고 나서 하고 많이 바뀌는 것을 보고 갑자기 영화 대사가 생각이 나서 인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사가 난 것을 보고 경향신문사를 찾아가 편집국장과 부장 앞에서 '제가 뜻하지 않게 과음해서 실언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 기사에 나온 내용이 제가 그대로 말했다면 정말 제 뜻이 아니었고 제 본심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전재수 더민주 의원은 "자기가 인정하는 건 하나도 없는데 무슨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는 거냐"며 "21세기 민주공화국인, 대명천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 기획관은 여야 의원들의 거듭된 질책에 "죄송하다.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연신 사과했다. 그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사퇴할 생각이 없냐'고 묻자 "지금은 사표를 내도 수리가 안 된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자체 조사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나향욱 기획관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나향욱 기획관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여야 의원들은 교육부 수장인 김 장관과 나 기획관과 함께 동석했던 이승복 대변인도 매섭게 질책했다.

국민의당 유성엽 교문위 위원장은 "대기발령 중인 당사자가 자체 조사 중인데 고향에 내려갔다. 대기하란 말도 무시하고 (고향에) 내려간 게 아니냐. 나 기획관이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하는데, 이 자체도 심각하지만, 교육부에서 두루뭉실 넘어가려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장관은 "사안의 심각성을 모를리가 있나. (지난주) 금요일에 그 사실을 접하게 됐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에도 수차례 간부회의를 통해서 대국민사과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고,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얘기도 나눴다. 교육부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이 사항에 대해서 조치를 엄중하게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영훈 더민주 의원은 이 대변인을 불러 '보도 내용과 나 기획관이 답변한 내용과 차이가 있느냐' '틀린 내용이 있느냐'고 당시 상황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이석할 일이 많아서 정학한 워딩(말)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틀린 상황은 없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열린 교문위는 나 기획관의 출석 요구 문제로 30분 만에 정회하며 파행을 빚었다. 이준식 장관은 "나 기획관이 심신 문제로 본가에서 요양 중"이라고 답변했다가 위원들의 요구로 "오후에 출석시키겠다"고 답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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