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디자이너' 손혜원 "스포트라이트는 마포을 주민들에게" <하>
입력: 2016.06.28 05:00 / 수정: 2016.06.27 21:31

손혜원(61, 마포을, 홍보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의원실 커피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장 맛있다고 했다. 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로고가 그려진 머그잔을 들고 웃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손혜원(61, 마포을, 홍보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의원실 커피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장 맛있다고 했다. 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로고가 그려진 머그잔을 들고 웃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상> 편에 계속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손혜원(61, 마포을, 홍보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쾌하고 당당하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서울 마포을에 전략 공천됐지만, 그는 누구보다 마포을 지역구의 특징을 잘 알고 있었다.

지역구에 있는 홍대, 망원, 상수, 연남동, 상암 등등 손 의원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지역의 특징을 발하게 할지 어느 정도 고민이 끝났다.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이력 탓에 사람들은 손 의원을 간과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치밀했고,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아까 이 옷에 관해서 이야기했는데, 그 친구는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합니다. 제가 홍보해 준다고 하니 거절했다. 거절의 이유가 '원치 않는 방법으로 자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싫다.'는 이유였다. 자기가 하는 일에 기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저는 이런 친구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런 친구들이 행복해지는 마포를 만들고 싶다."

손 의원은 누가 뭐래도 디자이너다. 그리고 홍보전문가다. 그는 과연 마포을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어떻게 홍보하려는 것일까. <더팩트>는 지난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손 의원을 만나 마포을을 어떤 지역으로 디자인하고 싶은지 들어봤다. 인터뷰는 약 1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손 의원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손 의원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돈보다 중요한 것은 자립할 수 있는 능력 키워주는 것

그는 기존 정치인들이 두려워할 수 있는 창의적 발상에 두려움이 없다. 디자이너로 살아온 탓이다. 그런 면에서 '손혜원'과 '마포을'은 찰떡궁합일 수밖에 없다. 손 의원은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자신이 아닌 마포을 주민과 어려움을 극복한 이들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손 의원은 "정치하는 분들은 의욕이 앞서면 무리수가 나오기도 하고, 창의적인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제 생각에는 산업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것들은 정부나 국회의원이나 손을 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나 국회의원이 손을 대지 않으면 어떡하자는 것일까.

그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이다.

손 의원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맞는 거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변 사람이나 저와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항상 그 작업을 해왔다"고 말하며 "그 사람들이 먹고살 수 있는 실력을 갖춰주는 것,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 홍대, 상수 등 마포을 대표하는 지역의 임대료가 급격하게 상승하며 기존 특색 있는 상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푸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손 의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저는 특색 있는 상점이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물주들에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올라가는 임대료를 감당하게 하는 것이 결국에는 건물주를 위해서도 프렌차이즈가 들어오는 것보다 이익일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를 위해 손 의원은 마포의 아티스트들이 있는 특징적인 가게들을 집중해서 찾고 있다. 그의 전략은 찾아낸 집에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꽃집을 찾으면 어디에 꽃을 보낼 때 그 집에서 보내는 식이다. 자신을 통한 홍보를 극대화 한다는 방식이다. 기발하다.

손 의원은 "저는 젊은 시절이나 지금이나 결정적인 순간에 너무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람"이라면서 "이제는 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해주는 역할을 제가 옆에서 해야 한다. 마포을도 이렇게 해야 한다. 인디밴드, 홍대 근처에 서식하는 디자이너(웃음)와 예술가들은 제가 먹고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자신의 의원실 안에 있는 가구를 설명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손 의원이 자신의 의원실 안에 있는 가구를 설명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손혜원의 지역구민들과의 세 가지 약속

그는 정청래 전 의원의 공천 탈락으로 마포을 전략공천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지역구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각별하다. 그리고 지역구민들과 약속했다. 손 의원은 해외출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라면 4년 임기 동안 반드시 지키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손 의원은 "제가 지역구에 세 가지 약속했고, 현재 지켜가는 중"이라며 "먼저, 매주 목요일 아침 8시 15분에는 마포을 지역구에는 있는 13개 초등학교를 돌아가면서 녹색어머니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임기 중에 해외출장 등 불가피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생각이다. 2주 동안 했는데 하니까 참 좋더라. 두 달 반 정도면 13개 학교를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좋은 게 경찰이 함께한다. 그러면 그동안 나왔던 민원들이 고쳐졌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격주로 한주는 초중학교 급식을 한다. 급식하면서 학교 현안들 들어보기 위해서다. 또 한주는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식사를 함께한다. 이것이 손 의원이 지역구민들과 한 세 가지 약속이다.

이와 함께는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남다른 계획을 하고 있었다. 손 의원의 계획을 듣고 "이 사람 참, 매력적이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는 "장애인들은 챙길 것이다. 이분들은 무조건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놓은 계획은 "농아인 대회를 가보면서 마포구에 있는 농아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올여름을 지내고 나서는 의원실에서 수화를 배우려한다. 내년에 농아인 대회에 가서는 5분 정도 수화로 인사를 할 수 있을 정도를 배우려한다. 이들과 언어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새것을 최고로 아는데 이 정부가 천박해서 그렇다. 산업과 경제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거다. 인간 본연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그 가치의 척도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이 전통의 가치와 인문학의 가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손 의원은 "새것을 최고로 아는데 이 정부가 천박해서 그렇다. 산업과 경제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거다. 인간 본연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그 가치의 척도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이 전통의 가치와 인문학의 가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그러면서 "제가 배려하고 도와야 할 분들을 돕는 방법, 보호하고 육성해야 하는 작가들과 아티스트들을 위해 마포구에 있는 대기업들에게 협조를 구할 것이다. 이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가난한 자들을 위해 자신들이 먼저 주머니를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인터뷰에서 본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말 속에선 그의 연륜이 묻어났고, 어떤 말에도 그는 당당했으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우리나라 나이로 61세인 그에게선 '꼰대'의 언어는 없었다. 그의 앞으로 의정 생활도 연륜과 창의적 사고가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의정활동을 통해 전통문화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전통문화를 이어온 분들을 제대로 대접하게 할 것이다. 우리나 너무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것만 좋아한다. 옛것의 가치를 알게 할 것이다. 지켜봐 주면 제가 확실하게 할 것이다. 시간의 가치, 역사에 가치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것을 최고로 아는데 이 정부가 천박해서 그렇다. 산업과 경제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거다. 인간 본연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그 가치의 척도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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