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선 전·현직 여성 의원 및 여성 단체 관계자 등 총 16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여성의정이 주관하는 '제20대 국회 여성국회의원 어울모임'이 열렸다.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여성 의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프레스센터=서민지 기자 |
[더팩트 | 프레스센터=오경희·서민지 기자] "우리, 믿어도 돼죠, 의장님~?"
17일 여성국회의원 어울모임에 참석한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여성 의원들이 요청하는 일에는 더 적극 협력해주실 것이냐"고 묻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현직 여성 의원들은 정 의장의 주변 테이블에 모여 악수를 하고 덕담을 나눴고, 정 의장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선 전·현직 여성 의원 및 여성 단체 관계자 등 총 16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여성의정(공동대표 윤원호·서영희·이미경·나경원)이 주관하는 '제20대 국회 여성국회의원 어울모임'이 열렸다. 전직 여성 국회의원들은 이번 20대 국회에 등원한 51명의 여성 의원들을 축하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재킷을 걸친 이미경 전 의원이 정세균 국회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프레스센터=서민지 기자 |
정 의장은 축사에서 "제가 여러 행사에 참여를 하게 됩니다만, 이 자리가 가장 밝고 환하고 희망에 차 있는 것 같아 너무 고맙고 기쁘다. 여성 의원님들 51명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국회에서 많은 역할들 하게 될 것 같아서 기대가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실제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할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경력 단절, 보육대란, 저출산 현안 등 당사자인 여성들이 주도해서 풀어나간다면 훨씬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실제 오늘 참석하신 의원 모두 정말 쟁쟁한 분들이라 20대 국회는 정말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고 격려했다.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려는 정 의장은 여성 참석자들의 손에 이끌려 기념사진을 찍는 등 '인기 스타'였다. 한 참석자는 "정 의장님, 너무 인기가 많으셔~"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어울모임'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프레스센터=서민지 기자 |
여성 의원들의 각자 개성을 담은 패션도 눈에 띄었다. 정치인에게 패션은 자신의 정치관을 드러내거나 이미지를 설정하는 하나의 수단인 만큼 정당을 대표하는 색, 여성의 상징성을 띄는 색 등 '포인트룩'을 입고 등장했다. 특히 '중앙 테이블'에는 각 당을 대표한 의원들이 '오색찬란'한 의상을 한껏 뽐내며, '여성 의원들의 단합'을 강조했다.
'하늘색 수트'를 입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축사에서 "20대 국회에서 역대 가장 많은 숫자 여성의원 배출하게 돼서 기쁘다. 사실 전체 의원 중 우리 여성의원들 17%가 실질적으로 한 일은 51% 이상이지 않았나.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51%의 힘은 못 가진 것 같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우리 여성들끼리 좀 더 단합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정의당 상징색인 노란색 계열의 옷을 자주 입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강렬한 빨간색의 재킷을 입었다. 심 대표는 "이번 20대 국회는 여성 의원이 비율이 최다(17%)라고 했는데, 세계 105위라는 점 명심해야 한다. 저희 대한민국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데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하다면, 10위권이라는 자부심은 사실 허울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면서 "다만 그 누구의 책임을 묻기 전에 우리 여성 정치인의 책임이자 우리가 같이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과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이미경 전 더민주 의원, 천정배 공동대표(오른쪽 세 번째부터 차례대로)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프레스센터=서민지 기자 |
심 대표는 여야 여성 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는 직업과 여성을 대표한다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정당 차이를 넘어서는 연대와 협력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소중한 공통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서 "20대 국회에서는 51명 여성들이 함께 추구하는 '여성세계'를 일궈나가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더민주 상징색인 파란색을 자주 입었지만, 이날은 여성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 재킷을 걸쳤다. 추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선 여성 의원들이 종전에는 남성 후보들이 뚫지 못한 어려운 험지에 가서 담담하게 도전하고 승리해서 돌아오는 쾌거도 있었다"면서 "정치의 질적 변화를 요구받는 시대에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한 몫을 감당하는 정치인으로서 더 잘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을 우리 각자가 가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