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헌정 최초 '호남 출신' 국회의장단 구성 (종합)
입력: 2016.06.09 17:12 / 수정: 2016.06.09 18:46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에 더불어민주당 6선 정세균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정 신임 의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수락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북 진안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을 역임한 정 신임 의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국민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의 위상과 역할을 확립하고 3권분립의 헌법 정신을 구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야당 출신이 국회의장에 오른 것은 14년 만으로 투표에 참여한 287명의 여야 의원들 가운데 274표를 얻어 당선됐다./국회=이효균 기자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에 더불어민주당 6선 정세균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정 신임 의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수락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북 진안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을 역임한 정 신임 의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국민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의 위상과 역할을 확립하고 3권분립의 헌법 정신을 구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야당 출신이 국회의장에 오른 것은 14년 만으로 투표에 참여한 287명의 여야 의원들 가운데 274표를 얻어 당선됐다./국회=이효균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어갈 국회의장단이 구성됐다. 신임 국회의장에는 정세균(65)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년 만에 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부의장에는 심재철(58) 새누리당 의원과 박주선(66) 국민의당 의원이 선출됐다. 국회의장단 3명이 모두 호남 지역 출신으로 구성된 건 헌정사상 최초다.

여야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부의장 선출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이같이 결정했다.

정 신임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의장 선출 투표 결과 재적 의원 300명 중 287명이 투표여 참여해 274표를 얻었다. 심 부의장은 272명이 진행한 투표에서 가운데 237표를 득표했고, 박 부의장은 전체 244명이 투표한 가운데 230표 획득해 당선됐다.

입법부 수장으로 뽑힌 정 신임 국회의장은 "20대 국회 첫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는 기쁨과 영광에 앞서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며 "20대 총선 민심으로 만들어진 여소야대, 다당체제 하에서 국회의장에게 부여된 막중한 소임에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북 진안 태생인 정 의장은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올랐다. 그러다 1995년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제안을 받아 특별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 출마, 당선된 이후부터 18대 국회까지 내리 4선에 성공한다. 19대 총선에서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해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을 꺾고 당선됐고, 지난 4·13 총선에서는 같은 곳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누르고 6선 고지에 올랐다.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과 당 대표만 세 번 역임한 정 의장은 비교적 온화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야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부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부의장에 당선된 새누리당 심재철 신임 부의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국회=이효균 기자
여야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부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부의장에 당선된 새누리당 심재철 신임 부의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국회=이효균 기자

아울러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에는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과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당선됐다.

심재철 신임 국회 부의장은 "저는 국민과 역사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대의민주주의 심장인 국회에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총의로 담아내는 소임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대 국회 전반기 새누리당 몫으로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대학 민주화 운동에 가담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1983년 12월 특별복권됐다.

그 뒤 교사로 임용돼 교편을 잡았으며 1988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방송사 최초로 MBC노동조합을 만들고 민주화 투쟁을 벌이다 1993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다 1995년 신한국당(새누리당 전신) 안양 동안구 지구당 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심 부의장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경기 안양 동안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6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도전해 당선된 이후 20대 국회까지 내리 5선에 성공한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심 부의장은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여야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부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부의장에 당선된 국민의당 박주선 신임 부의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국회=이효균 기자
여야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부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부의장에 당선된 국민의당 박주선 신임 부의장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국회=이효균 기자

박주선 신임 부의장은 전남 보성 태생으로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박 부의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고향인 전남 보성·화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17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이후 2008년 18대 총선에선 통합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19대(광주 동구)·20대(광주 동·남)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박 부의장은 정치 활동을 해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1999년 옷로비 사건과 관련해 사직동팀 내사 보고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지만, 무죄 선고를 받았다. 또 2000년 나라종금 사건, 2004년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에 휘말려 구속됐으나 역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2년 '동장 모임'에서 지지를 호소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고,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가까스로 의원직을 유지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박 부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 전신)의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다 지난해 9월 탈당한 뒤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박 부의장은 "우리 국회는 반사이익에 기댄 양당체제 틀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는 선이요, 상대는 악'이라는 생각으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장인 20대 국회는 협치를 통한 생산적 국회가 돼야 한다"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국회, 다수의 의견을 따르되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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