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협치 실종' 20대 국회, 결국 '또' 지각 개원
입력: 2016.06.08 05:00 / 수정: 2016.06.07 23:37

여야 3당은 국회 의장단 선출의 법정 시한인 7일까지 원(院) 구성 협상을 이루지 못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원 구성 합의를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에 참석해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임영무 기자
여야 3당은 국회 의장단 선출의 법정 시한인 7일까지 원(院) 구성 협상을 이루지 못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원 구성 합의를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에 참석해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임영무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협치'를 내걸었던 20대 국회도 결국, '지각 개원'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여야 3당은 국회 의장단 선출의 법정 시한인 7일까지 원(院) 구성 협상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등 3당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19일 첫 회동에서 법정 개원일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대 국회도 역시 국회법을 위반한 채 출발하게 됐다.

여야는 원 구성 마감 법정 시한인 7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서로 의장직을 가져가겠다고 대립하면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처음 구성된 13대 국회부터 지난 19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임기 개시 이후 매번 '지각 개원'을 면치 못했다. 개원식을 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1.2일에 달한다.

첫 회동 당시 3당 원내지도부는 ▲원 구성은 가급적 국회법 시한인 국회의장단 선출(6월 7일), 상임위원장 선출(6월 9일) 기한을 준수 ▲기존 18개 상임위 숫자를 유지(전임 상임위 13+겸임 상임위 3+상설특위 2개)'한다는 두 가지 내용에 합의했다. 또한, 앞으로 3당 원내지도부가 대략적인 의견을 교환한 뒤 원 구성 협상은 3당 원내수석들에게 완전히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3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상은 지난 6일까지 교착상태에 빠졌다. 당 지도부 체제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분과 '청문회 활성화법(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놓고 여야 간 대치로 원 구성 협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등 3당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19일 첫 회동에서 법정 개원일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대 국회도 역시 국회법을 위반한 채 출발할 처지에 놓였다. 회동 당시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가 국회 원 구성 합의를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임영무 기자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등 3당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19일 첫 회동에서 법정 개원일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대 국회도 역시 국회법을 위반한 채 출발할 처지에 놓였다. 회동 당시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가 국회 원 구성 합의를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임영무 기자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지난달 31일 국회의장 후보를 각자 내고 표결로 뽑는 방안에 공조했고, 또 이 과정에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에 새누리당이 "협상 분위기를 깨려는 야합"이라며 반발하면서 닷새 동안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원 구성 협상 지연의 핵심은 여야 간 수싸움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13 총선 직후 여소야대로 재편되면서 더민주는 원내 제1당으로서 관례 상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집권 여당으로서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양당은 동시에 운영위와 예결위, 정무위 등 '알짜배기' 상임위를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며 협상에 난항을 겪어 왔다.

그러다 원 구성 시한을 하루 앞둔 6일 3당 원내수석은 협상을 전격 재개했지만, 이날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동 직후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은 "가장 쟁점인 의장 문제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출 시한 당일인 7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선(先) 의장 후보 확정 및 선출 후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협상 방식'을 제안하고, 더민주가 이를 전격 수용하자 새누리당은 "야권이 숫적 우세를 앞세워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처음 구성된 13대 국회부터 이어져온 지각 개원은 20대 국회에서도 재연됐다./임영무 기자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처음 구성된 13대 국회부터 이어져온 '지각 개원'은 20대 국회에서도 재연됐다./임영무 기자

결국 '양보 없는 싸움'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우상호 더민주·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부터 1시간 15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동민 더민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3당 원내대표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오후에 1시간 정도 진지하게 대화했다. 하지만 최종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추후 계속 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당 원내대표 간 물밑 협상도 '빈손'으로 끝나면서 국회는 당분간 '개점 휴업'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번 20대 국회가 역대 국회 중 가장 늦은 개원 기록을 세울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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