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원구성 'D-day' 여야, '협치' 실종 '네 탓' 공방만
입력: 2016.06.07 05:00 / 수정: 2016.06.06 23:46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새누리당 김도읍·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는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6일 낮 낮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오찬을 한 뒤 국회 본관 귀빈식당으로 장소를 이동해 오후 2시, 오후 8시 두 차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회동을 마쳤다./임영무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새누리당 김도읍·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는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6일 낮 낮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오찬을 한 뒤 국회 본관 귀빈식당으로 장소를 이동해 오후 2시, 오후 8시 두 차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회동을 마쳤다./임영무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일하는 국회'의 첫걸음으로 법정 시한 내 원 구성 협상을 마치고자 했던 여야는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 모두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해 책임을 회피하며 '네 탓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새누리당 김도읍·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6일 낮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오찬을 한 뒤 국회 본관 귀빈식당으로 장소를 이동해 오후 2시, 오후 8시 두 차례 마라톤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심야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확하게 문구를 합의한 뒤 각 당의 구체적인 협상안을 상호 교환했다. 그러나 가장 쟁점인 의장 문제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결렬이다.

김 수석은 법정 시한을 어기게 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가능성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진 않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각 당이 굉장히 진지한 안을 냈기 때문에 (의견이) 상당히 근접했다고 생각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여의도 정가는 7일 오전 여야간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매우 낮아 사실상 법정 시한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야는 6일 협상의 최우선 쟁점인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맡을지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임영무 기자
여야는 6일 협상의 최우선 쟁점인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맡을지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임영무 기자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첫 번째는 국회의장을 어느 당에서 하느냐이고, 두 번째는 알짜배기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한 욕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야는 협상의 최우선 쟁점인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맡을지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을뿐더러, 상임위원장 등 주요 요직에 대해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국회의장을 맡는 동시에 운영위·법사위·기획재정위·예산결산특별위·정보위 등의 위원장직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원내 1당인 더민주는 4·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내세우며 19대 국회에서 여당 몫이었던 국회의장·운영위·정무위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새누리와 더민주가 나눠 가졌던 기재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보건복지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산업통상자원위 등 모두 5개 상임위 가운데 2개의 위원장 배분을 원하고 있다. 결국, 3당 모두 일정 부분 지분을 챙기는 실리를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여야는 지난 엿새간 원내수석 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이다가 이날 오전 박완주 더민주 수석이 국회의장 자율투표 합의 발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가까스로 협상 모양새를 갖췄다. 각 당 수석들은 회동 직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협상 직전부터 여야는 원 구성 협상 불발의 원인은 상대 당에 있다는 '네 탓 공방'을 하며 균열 조짐을 보였다.

김도읍 수석은 이날 오후 2시 귀빈식당 회동에서 "박완주 수석의 유감 표명은 협상 테이블 원상복귀를 위한 결자해지의 심정을 보인 것이다. 일방적인 원 구성은 없다고 약속을 했다. 다시 한번 믿어보겠다"면서 엿새 동안 원 구성 협상이 불발된 것은 전적으로 야당의 책임이란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의장 자율투표 등 일방적으로 원 구성을 시도하며 협치를 깼다는 이유로 그동안 협상 자체를 거부해왔다.

이날 원구성 협상을 두고 더민주는 국민의당의 구체적 입장 제시가 먼저, 국민의당은 양당의 타협이 먼저라고 주장하면서 두 야당은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임영무 기자
이날 원구성 협상을 두고 더민주는 국민의당의 구체적 입장 제시가 먼저, 국민의당은 양당의 타협이 먼저라고 주장하면서 두 야당은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임영무 기자

야당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이날 원 구성 협상을 두고 더민주는 국민의당의 구체적 입장 제시가 먼저, 국민의당은 양당의 타협이 먼저라고 주장하면서 엇갈렸다.

박완주 더민주 수석은 원내수석 회동이 예정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은 국민의당도 진패(眞牌)를 가져와야 한다. 그것에 따라 새누리당이 내놓을 게 두 개가 될지, 세 개가 될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국민의당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운영위원장직을 절대 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절대 못 주는 것을 지키려면 내놓을 것은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원 구성 불발의 원인이 "새누리당의 혼선과 더민주의 과욕에서 나왔다"고 양당에 책임을 돌리면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주장했던 세비 반납을 포함한 '국회의원 특권 포기'를 야3 당에 제안해 공세 전환에 돌입할 예정이란 점을 명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장 배분에 관한) 입장이 변경돼버렸고, 더민주에서는 국회의장 플러스 3개 상임위원장을 원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땐 과욕이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임영무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장 배분에 관한) 입장이 변경돼버렸고, 더민주에서는 국회의장 플러스 3개 상임위원장을 원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땐 과욕"이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임영무 기자

20대 국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은 원 구성 협상 실패 시 세비 반납이라는 카드까지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압박인 동시에 원 구성 실패 시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국민의당 지도부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장 배분에 관한) 입장이 변경돼버렸고, 더민주에서는 국회의장 플러스 3개 상임위원장을 원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땐 과욕"이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또한 "저도 (양당 사이에서) 많은 중재를 하려 노력했다. 때로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를 개별적으로도 봤고 수차례 전화통화도 했지만, 두 당은 누구도 의장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며 국민의당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당의 이견이 컸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에서 '의장은 누구로 하겠다'고 말하면 빠르다. 그러나 대장장이도 쇠가 달궈졌을 때 내리친다. 지금은 우리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면서 "목포에 있으면서 '목포 구상'을 가다듬었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조금 더 조율해서 우리 당의 입장을 내일이나 모레 사이에 분명히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20대 국회 시작 전 여야 모두 협치를 강조한 만큼 이번 원 구성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원 구성 마지막 날인 7일, 여야는 다시 한 번 협치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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