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훈 전 국무총리가 10일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정원식 전 총재·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진행된다./서울신문DB |
[더팩트 | 서민지 기자] 강영훈 전 국무총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육군 중장 출신의 강 전 총리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부까지 정관계의 요직을 두루 거친 군 출신 관료·정치인이다. 특히 노태우 정부 시절 남북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총리회담을 성사시켜 현대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22년 평안북도 창성에서 태어난 강 전 총리는 일제 강점기 때 만주 건국대를 다니다가 학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 광복 후에는 한국군 창군을 주도했다.
1946년 3월 군사영어학교에 입학해 두 달 만에 소위가 된 그는 2년 후 국방장관 비서실장이 돼 군의 핵심 보직을 맡기 시작했다. 6·25 전쟁 당시에는 국방부 관리국장과 육군 제3군단 부군단장을 지냈고, 국방부 차관·연합참모회의 본부장·군단장 등을 거쳐 1960년 육군사관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다.
5·16 군사정변 당시 동참을 거부했던 강 전 총리는 '반혁명 장성 1호'로 서대문교도소에 수감됐으며 강제 예편당했고, 박정희 정부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뉴멕시코대(1962년) 대학원과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원(1972년)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았다.
귀국 후(1977년) 한국외국어대학원장,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장을 역임했고 전두환 정부에선 영국대사와 바티칸 대사를 도맡았다. 노태우 정부 13대 총선에서 민정당 전국구 의원으로 초선 의원이 된 그는 1988년 21대 총리로 임명됐다.
강 전 총리는 2년10일간 재임해 역대 3번째 '장수총리'로 기록되고 있으며, 총리 교체가 반복될 때마다 '장수총리'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총리에서 물러난 1991년부터는 1997년까지 6년간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아 남북 화해 기류에 힘썼다. 주로 대북 지원사업을 이끌었고, 북한 정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되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이어가야 된다는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김효수 씨와 사이에 아들 성용·효영 씨, 딸 혜연 씨 등 2남 1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정원식 전 총재·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진행된다. 오는 14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장례미사 후 오전 11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영결식이 거행된다. 장지는 국가유공자 제3묘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