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왼쪽)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제20대 총선 투표가 종료된 13일 저녁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출구 초사를 지켜본뒤 자리를 뜨고 있다. 원유철(가운데) 원내대표가 바라보고 있다./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20대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 11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7명은 새누리당의 공천에 불복한 뒤 탈당한 인물이다. 참담한 총선 결과에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새누리당은 여당계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을 허용키로 결정하면서 '복당 러시'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여권 성향의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여부는 총선 이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복당의 가능성과 그 시기가 언제인지 정치권 안팎에서 예의주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하고 '제1당' 자리마저 빼앗기자 무소속 후보들은 복당에 대한 강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면면을 살펴보면 이른바 '짤박(잘려나간 친박)'으로 불리는 유승민(대구 동을) 당선자를 비롯해 윤상현(인천 남을)·주호영(대구 수성을)·장제원(부산 사상)·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강길부(울산 울주) 당선자는 친여 성향으로 분류된다.
안상수 당선자는 14일 "조건 없이 새누리당에 복당하기로 결심했다"며 "현재 상황이 엄중하고 새누리당이 위기에 빠져 있어서 바로 복당을 결심한 것"이라고 친정 복귀를 선언했다. 또 유승민 당선자는 지난 13일 "당을 떠났지만, 한 번도 새누리당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막말 파문'으로 역시 무소속으로 당선된 윤상현 당선자도 "당과 복당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제20대 총선 대구 동구을에 당선된 무소속 유승민 당선인이 13일 밤 대구 동구 방촌동 선거사무실에서 당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
새누리당의 1석이 아쉬운 상황이고,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신호를 보내고 있어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또 '여소야대' 국회가 탄생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당력을 모아야 하는 필요성도 복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복당 논의가 본격화 단계에서 구체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총선 전만 하더라도 탈당파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던 새누리당이 결국 한발 물러섰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14일 유승민 의원 등 탈당한 무소속 당선인들에 대한 복당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무소속 당선자 입당 문제는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개혁적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에게 문호를 대개방 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총선 패배의 여파로 최고위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이들을 이른 시일 내에 복당시켜야 한다는 여론 역시 복당 러시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의 지위를 회복하는 데 큰 이견이 없는 무소속 당선자들은 시기를 놓고 고심할 여지는 있다. 정당보다 인물과 정책 등을 보고 힘을 보태준 유권자들의 박탈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